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노랑 선씀바귀

by 보리

노랑 선씀바귀



하늘은 높고

길은 멀다.



등골이 휘고

손마디 갈라져도

굽은 허리로 살아낸

쓴맛은 흙아래 묻어두고,



떠난 이를 향해 걸어둔

노란 손수건,

색이 바래 흐리게 웃는데

그리움은 여전히 깃발처럼 펄럭인다.



돌아오지 못한 날들의 그림자를

꽃대 끝에 걸어두고

목을 길게 늘여 바람을 흔든다.



살아 있는가,

묻는 말에

온 들판이 흔들리며 답하리라.



그리움은

결코 시들지 않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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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 옆,

노랑 선씀바귀가 돋아났다.


뽑지 않고 두었다가

고기를 먹을 때, 쌈으로 먹었다.


쌉싸름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고기맛이 한층 좋아진다.


봄부터 가을까지

먹거리가 되었던 씀바귀 ,

수없이 잎을 뜯기고도

긴 꽃대를 올려

연 노란 꽃을 피워냈다.


쓴맛으로 버텨낸 뿌리,

흙 속에 단단히 박힌 힘이

하늘을 향한 꽃대를 밀어 올린 것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연노란색 꽃을 바라보다

‘집 앞 감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매달아 두어 달라.’ 던

소설 ‘노란 손수건’이 떠올랐다.


고향집 가까이 갈수록 두근거리던 마음,

그리고 마침내 본 감나무에

한 장이 아니라

수십 장의 노란 손수건이

바람에 나부끼던 장면.


그 순간의 감동이

노랑 선씀바귀 꽃 앞에서도 되살아났다..


바람에 흔들린 것은

끝내

시들지 않은 그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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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순박함', '헌신', '비밀스러운 사랑'



효능


항암 효과, 면역력 증진, 노화 방지, 스트레스 해소, 식욕 증진 및 소화 개선, 염증 치료, 간 기능 개선, 염증 치료, 피부보호.



이름과 특징


씀바귀의 학명은 Lxeridium Dentatum이고, 쓴 귀물, 사라구, 사태월싹, 씬나물, 씬내이, 쓴나물(전라도), 싸랑부리(전라도), 쓴냉이(전라도), 싸랭이, 씀바구, 사나귀채(舍那貴菜), 씸배나물, 씀배나물, 도채(荼菜)라고도 한다. 한약명은 고채(苦菜), 고거(苦苣)이고 생약명으로 산고매, 황과채(黃瓜菜), 소고거, 활혈초(活血草)라고도 한다. 씀바기의 어원은 씀바ᆡ, 슴바구, 씸바ᆡ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노랑선씀바귀(학명 Ixeris dentata var. chrysocoma)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씀바귀’의 한 변종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름처럼 꽃이 노랗게 피는 것이 특징이다.


기원전 11세기 무렵 《시경에 이미 씀바귀를 노래하고 있다.

《시경》 〈곡풍(谷風)에

“누가 씀바귀를 쓰다고 하였던가? 내게는 달기가 냉이와 같네”라는 노래 구절이 있다.


쓴 씀바귀가 오히려 냉이처럼 달다는 것은 반어법으로 남편한테 버림받은 여자가 부른 노래라 하니, 쫓겨난 조강지처의 슬픔과 아픔을 노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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