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꽃
가을꽃
가을이 온다는 것은
모든 것이
자기만의 색으로 물든다는 것이다.
몰랐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별도 함께 왔다는 것을,
일찍 피는 것이 좋은 것도 아니고
늦게 피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닌데,
묻지 못한 삶의 이유들이
가을 햇살에 기대어
꽃과 함께 서 있다.
가을꽃 핀 들녘에서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
그저 가을이 깊어간다.
가을꽃 앞에 서면
마음 한 자락이 저절로 낮아진다.
인생의 가을 앞에서
아직도 답할 수 없는
삶의 물음들이
무수한데,
가을꽃은
여름의 뜨거움을 건너
살아온 날에 후회는 없느냐
묻는다.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것,
한때 무심히 외면했던 것,
아직
떠나보내는 법을
배우지 못했는데,
때를 아는 꽃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