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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밤송이

by 보리

밤송이



만지면 아프고,

다가서면 피 흘리며

가시로 둘러싼 마음 안에

단단한 꿈을 키운다.



무엇이 닮은 것일까?

우리는 닮을 수 없는 것들로

서로 닮아 보인다.



상처의 껍질은

사랑을 지켜내려는

운명의 갑옷이기에



멀리서 볼 때는

가시 덮인 상처 같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단단한 그리움이 익어있다.



사는 일도 그렇다.

세상에 던져진 운명 속에서

수많은 상처를 두르고,

가시를 세운 몸 안에,

몰래 별빛을 숨기고 산다.



마침내,

밤송이를 뛰쳐나온 가을이

데구루루 구르고 있다.


밤송이3.jpg




새벽 산길,

누군가의 발길에 차여,

혹은 가을바람에 떨어져

흙길 위로 구르는 밤송이.


가시로도 계절은 막지 못했는지,

가시에 둘러싸인 시간들,

그 껍질만을 믿고 서서,

무엇을 지키려

저토록 날카로운 가시관을 둘렀는지.


속은 부드럽고,

마음은 둥글어,

어쩌면 아이의 반짝이는 웃음 같은데,


그 길 위에서

머물러 있던 땅만이 고향이 아니고,

굴러 떨어진 곳마다

새로운 생이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본다.


떨어진다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또 하나의 시작.

흙에 스며들고

다시 숲이 되어

해마다 가을을 불러낸다.


밤송이4.jpg




밤에 대하여

학명: Castanea crenata (한국 밤나무)

속/과: 밤나무속(Castanea), 참나무과(Fagaceae)

분포: 한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온대 지역 전역



영양 및 효능


- 탄수화물 풍부: 대표적인 고구마·감자와 같은 전분 식품 → 주식 대용 가능

- 비타민 C: 다른 견과류와 달리 열에도 잘 보존되는 형태의 비타민 C 함유 → 피부·면역에 도움

- 식이섬유: 변비 예방, 장 건강에 좋음

- 저지방·저칼로리: 호두·아몬드 같은 기름진 견과류와 달리 부담이 적음

- 혈관 건강: 칼륨이 많아 나트륨 배출에 도움


밤송이.png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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