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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뚜깔꽃

by 보리

뚜깔꽃



가을이 산마루에 걸려

익어가는 시간.

그리움이 너무 깊어

더는 담아둘 수 없는

계절을 뚫고,



길 잃은 별들이

하늘빛 넘치도록 머금은 채

땅 위에 흩어져

숨 막히는 기다림이 저기 피었네.



차갑게 식어가는 대지 위,

외로움은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비밀이라

떨어져 내린 별똥별이 저기 피었네.



바람이 스쳐 흔들리는 모습이

옛 여인의 머리장식 같아

세월의 강물을 건너온 듯

아련한 그리움이 저기 피었네.



가진 것 없어도 초라하지 않고,

산길을 걷는 누구에게나

따뜻한 위로를 건네며

무심한 듯 소박한 마음이 저기 피었네.



꿈속에서는 외롭지 않을

오래된 친구처럼

가만히 어깨에 기대어

나도 별이었을까?

조용한 혼잣말이 저기 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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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이

별무리처럼 흩뿌려진 꽃잎 위로 내려앉아

소박한 미소로

산마루를 지키며 피고 지는

밤하늘 은하수를 닮은 꽃.


가진 것 없어도

빛을 잃지 않고,

새벽별빛을 품은 듯

소박한 듯 무심하게 피어난

뚜깔꽃이 속삭인다.


나도 어느 때인가

하늘의 작은 별이었을까,

아직, 포기하지 마.


한 해 동안 품어온

모든 그리움과 기다림이

하얀 꽃무리에 고스란히 내려앉아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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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말


야성미, 생명력



이름


- 꺾이거나 부러지는 것을 뜻하는 '뚝'과 알타리의 '알'이 합쳐져 '뚝알→뚝갈'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

- 덮개의 옛 말인 '둑'과 풀잎을 일컫는 전라도 방언 '깔'이 합해져서 ‘ 덮개 같은 잎’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뚝갈'이란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추정됨.



다른 이름


뚜갈, 흰 미역취,

백화패장 (白花敗醬)

석남 (石南)

석남엽 (石南葉)

연지마 (煙脂麻)

패장 (敗醬)



효능


한방에서 진통, 해독, 소염, 배농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위장통, 산후복통, 간 기능 장애, 간염, 피부 질환(옹종, 개선 등), 안질, 유행성 이하선염 등에 사용.


이뇨, 해열 작용과 더불어 항균, 진정 작용이 있어 류머티즘 관절염, 통풍, 신경통 등에도 효과가 있으며, 위염, 장염, 기관지 천식, 기침, 당뇨병에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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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깔꽃에 대하여


뚜깔꽃(뚜깔)의 학명은 Patrinia villosa (THUNB.) JUSS.로 산토끼목 마타리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관속식물이다.


7월부터 10월까지 흰색 꽃을 피우고, 전체에 흰색 털이 있으며 높이 1m 정도로 자라며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노란 꽃을 피우는 키다리 마타리와 함께 패장이라 불리며 예부터 약으로 쓰였던 풀이다.

패장(敗醬)은 한자로 썩을 패자에 젓갈 장자로 캐어 보면 구린내 같기도 하고, 발 냄새 같기도 한 퀴퀴한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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