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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자작나무

by 보리

자작나무


이럴 때,

가슴이 시리다고 하는 거야.

하얀 네 속살을 훔쳐보는데

왜 눈물이 흐르는지,



세상 모든 빛깔을 버리고

제 상처를 물어뜯다가

끝내 하얀 옷조차 벗어버리고,

맨몸으로 바람을 맞고 서있는

너를 보는 일이

어찌 눈물 없이 가능하겠는지.



네가 멀리 있을 때도,

네가 잊혀질 때도

서로의 그림자를 품으며

숲이 되었구나.


숲이 되지 않았다면,

너는 그저 하얀 외로움이었을 거야.


오지 못한 이들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등 넓은 산을 지고 선

너를 보는 일,


이곳에서는

애욕도 분노도

서서히 녹아내리고

내 안으로 하얀 숲이 걸어온다.



여기 우리 서 있으니

너도 가까이 오라.


나도

하얀 나무로 서있을 테니,





천지 가는 길.

굽이굽이 오르다 보면

하염없이 이어지는 자작나무 숲을 만난다.


속살만 남은 몸,

숲은 서로의 그림자를 나누어 입고,

흰 기둥 사이로 스미는 빛은

또 다른 바람을 낳는 중이다.


자작나무 숲에서

가슴 시린

영원히 그리운 것들과 다시 만났다.


백두산 기슭,

흰 기둥들로 이루어진 숲이

등 넓은, 당신을 닮은 능선으로 이어져,


푸른 하늘이 보일 듯 말 듯

빠르게 뒤로 물러선다.


내게도 수없이 스쳐간 상처와 멍이 있으나

아직 저리 흰빛은 내지 못한다.


홀로 설 때보다 숲이 되어 함께 서었을 때,

더 아름다운 나무를 보는데

왜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함께 흔들릴 때 더 곧고,

함께 서 있을 때 더 맑은,

하얀 나무들이 줄지어 선 모습은


고향의 등뼈,

겨레의 뼈마디 같다.

이 뼈가 다 닳아 없어질 때까지

우리 함께 숲이 되어야 한다.

끝내, 흰빛으로.

다시 서야 한다.




자작나무 꽃말

당신을 기다립니다, 님 기다림.


자작나무 꽃 자료출처 : https://m.blog.naver.com/cychang2/221913635553

다른 이름


자작나무는 태울 때 '자작자작' 하는 소리가 나는 특징에서 유래한 이름이며, 이 소리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자작나무'로 불리게 되었다 함.


다른 이름


- 봇나무

- 화목피(樺木皮)

- Betula(베툴라): 자작나무(Birch)를 뜻하는 고대 라틴어 어원에서 유래한 속명




자작나무에 대하여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학명은 Betula platyphylla var. japonica HARA. 이다. 높이는 20m에 달하고 나무껍질은 백색이며 옆으로 벗겨진다.


금강산 이북의 높이 200∼2,100m에서 자라는데 중심 분포지는 높이 800m이다. 산복(山腹) 이하의 양지에서 군집을 형성한다. 토양습도는 낮아도 잘 자라나 토양 중 산소량을 많이 요구하며, 비옥한 것을 좋아한다.


추위에 강하나 충분한 햇빛을 좋아하는 극양수(極陽樹)이며, 해변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나무의 높이가 5m 이상이 되면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며, 종자는 날개가 달리고 가볍기 때문에 멀리 날아갈 수 있다. 햇볕을 잘 받는 공간만 있으면 곧 발아하여 자작나무 숲을 만든다.

나무의 질이 좋고 썩지 않으며 벌레가 먹지 않아서 건축재 · 세공재 · 조각재 등에 좋다.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도 이 나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정자 · 산막 같은 곳에 심어서 아취를 즐긴 것도 자작나무를 잘 이용한 예이다.


함경도 · 평안도의 산골에서는 영궤(靈几)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것은 잘 썩지 않기 때문이다.

천마총에서 출토된 그림의 재료도 자작나무의 껍질이다.


효능

기관지염 · 간염 · 편도선염 등 각종 염증과 이질 · 설사 · 습진 등에 치료제로 쓰임.

- 자작나무 수액 효능

피부 보습 및 진정: 베툴라 성분이 풍부하여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 외부 자극으로 붉어진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

항산화 작용: 비타민과 미네랄, 폴리페놀을 함유하여 노화 방지에 기여 .

피로 회복 및 면역력 강화: 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성분들을 포함.

- 자작나무 수피 효능 : 한방에서 백화피(白樺皮)라 함.

해독 및 항염: 해독 작용과 더불어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가 탁월.

해열 및 이뇨 작용: 몸의 열을 내리고 이뇨 작용을 도와 신장염이나 부종 완화에 사용.

호흡기 건강: 기침을 멈추고 가래를 삭이며,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 질환 예방에 효과.


- 자작나무 잎 효능

알레르기 개선: 풍부한 프로폴리스 성분이 알레르기 증상 개선에 도움.

- 자작나무에서 나는 차가버섯 효능

항암 및 항산화: 베타글루칸이 풍부하여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항암 효과.

성인병 예방: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어 성인병 예방.




전설


옛날 칭기즈칸이 유럽을 원정할 때 그의 편에 서서 여러모로 도움을 준 유럽의 한 왕자가 있었다.

왕위에 오르지 못해 불만을 품었는지, 아버지인 왕에게 미움을 받아 쫓겨났는지 정체를 철저하게 숨긴 왕자였다.

왕자는 칭기즈칸의 군대가 막강하고 엄청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등의 소문을 퍼뜨려, 칭기즈칸과 싸우려던 유럽의 군사들이 싸우지도 않고 미리 도망가게 만들었다고 한다.

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유럽의 왕들은 왕자를 잡으려고 나섰다.

이 소식을 접한 왕자는 유럽에 가지 못하고, 자신이 도움을 준 칭기즈칸의 군대에도 가지 않고 홀로 북쪽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더 이상은 도망칠 수 없음을 알게 된 그는 땅에 큰 구덩이를 파고 자신의 몸을 흰 명주실로 친친 동여맨 채 그 속에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이듬해 어느 봄날, 왕자가 죽은 곳에서는 나무가 한 그루 자랐는데 왕자가 죽음을 선택했던 것처럼, 이 나무가 마치 흰 비단을 겹겹이 둘러싼 듯, 하얀 껍질을 아무리 벗겨도 흰 껍질이 계속 나오는 자작나무였다고 한다.

왕자가 죽어서 된 자작나무는 그의 넋을 기리는 듯 사람을 피하여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는 깊은 산속에서만 살았다.


이렇게 자작나무가 맑고 깨끗하고, 깊은 산을 좋아하는 속성을 잘 말해주는 슬픈 전설이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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