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미꾸리낚시

by 보리


미꾸리낚시


삶의 물가에

욕심이라는 미끼를 꿰어

낚싯줄 한 번 내려봐.



물결이 흔들리지?

그건 누군가 기다린다는 뜻이야.



놓쳐버린 것들이

더 선명하게 아른거리고

멀어질수록 또렷해지는,



수없이 마주쳤던

갈망의 진흙 속에서

삶은 요리조리 숨바꼭질하지.



참 이상하지?

그렇게 스쳐간 것들은

더 깊이 가슴에 남아,


보이지 않는 줄에 엮여

낚이는 것은

흙냄새로 피어난 이 작은 미소.




누가 이름을 지었을까,

미꾸리를 낚는 꽃이라니.


사람의 욕심이 담긴 이름이지만

그 꽃이 잡은 것은

허리를 낮춘

부서지지 않는 시선이야.

미끼를

톡 한번 건드려 봐,

흔들리지?


인생의 강둑에 조용히 웅크려 앉을 때,

욕심 때문에 물었던

수많은 미끼가 생각날 거야.

마음의 여울에 낚싯바늘을 던질 때마다,

또 흔들리지?

그건 아직 네 마음이 따뜻하다는 뜻이야.

그래도 참 이상하지?

그 작디작은 꽃잎을 건드려봐.


은빛 미꾸리 한 마리

살짝 스쳐갈 테니.

끝내 진흙의 무게를 벗지 못하는

강바닥에 몸을 묻고 사는

우리들 모두의 초상.





꽃말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학업의 마침, 으스스하고 아이 같은 결백



이름


미꾸리(미꾸라지)가 잘 사는 개울가에 갈고리 모양의 가시가 미꾸라지 낚싯대처럼 보인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식물의 억센 줄기를 얼기설기 엮어서 미꾸라지나 미꾸리를 잡는 도구로 사용하는데 줄기에 달린 가시가 미꾸리를 움켜쥐듯 잡아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생긴 이름으로 추정.


출처 : https://blog.naver.com/gksdmaaka/222923586674 - 미꾸리낚시 줄기



다른 이름


미꾸라지낚시, 미꾸리덤불, 여끳대, 낚시여뀌, 며느리낚시, 늦미꾸리낚시, 나도 고마리, 나도 미꾸리, 여뀌아재비 등


여뀌 속의 식물들 중에서 미꾸리낚시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식물들은 민미꾸리낚시, 긴 미꾸리낚시, 넓은잎미꾸리낚시, 좁은 잎미꾸리낚시, 나도미꾸리낚시가 있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nwp321/221121062439


출처 : https://m.blog.naver.com/nwp321/221121062439



미꾸리낚시 꽃에 대하여


미꾸리낚시 (학명: Persicaria sagittata)는 마디풀목 마디풀과 여뀌 속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꽃이 며느리밑씻개도 닮았고 고마리도 닮았다.


한국·중국 동북부·우수리강(江) 유역·일본·타이완 등지에 분포하며 습지나 논두렁에서 무리 지어 자생한다.

꽃은 8-10월에 머리모양꽃차례로 밑부분은 흰색이고 윗부분은 홍색이지만 연한 홍색으로 꽃이 핀다.

줄기에 아래로 향한 가시가 있어 다른 식물이나 물체를 감고 올라가기도 한다.



효능


한방에서는 작교(雀翹)'라는 이름으로 열매와 전초(全草) 모두가 약재로 사용되는데 해열, 해독, 통증 완화 등에 쓰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