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냉이
황새냉이
그리움이 익는다는 건
참 오래 걸리는 일이었다.
눈 감으면, 그대가 온다
파도처럼 밀려와 가슴에서 부서진다.
바람이 운다,
그대 탓이다.
아파서 피어나고,
그리워서 향기 나는 일.
별 하나 뜰 때마다
마음의 시간은 하나씩 꺼지고,
슬픔이 말라붙은 뒤에도
사무치면 사무치면
그리움은 저물지 않고 낮달로 뜬다.
먼 하늘 아래 보일 듯 보일 듯,
어쩌자고
꽃이 피었다.
몇 주 전부터 때 아니게 피어난 황새냉이 꽃을 바라보고 있었다.
좁쌀만 한 꽃이 피어 서리를 맞으면서도 부득부득 꽃대를 세운 모습.
황새냉이 전설을 알게 된 후, 그 슬픈 사랑이야기에 여러 날 가슴이 아렸다.
소금기만 남은
그리움이 심장 옆에 앉아있었다.
그대 잊으려
속울음처럼 하얗게 서리 내린 들판에
보고 싶다는 말이 떨어져
그리움이 피었다.
사무치는 그리움이 지고 나면,
기억의 가장 먼 별 같은
하얀 낮달이 뜨고,
그대의 발소리 들리는 듯
들리는 듯
노을 지는 하늘이 피 흘리며 붉은데,
시간의 마디마다 하얗게 배인 그리움이
끝내
꽃으로 피었다.
꽃말
사무치는 그리움
그대에게 바친다.
이름
1. 씨방이 익으면 황새의 다리처럼 길쭉해져 '황새냉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2. 서로 사랑했던 황새의 전설에서 이름이 지어졌다.
황새냉이에 대하여
황새냉이의 학명은 Cardamine flexuosa이며, 영어로는 wavy bittercress 또는 wood bittercress라고 부르는 배추과(Brassicaceae)의 황새냉이 속(Cardamine)에 속의 한해 또는 두해살이풀이다.
황새냉이속(Cardamine) 11종의 냉이에는 황새냉이, 좁쌀냉이, 큰황새냉이, 논냉이, 봄맞이냉이, 싸리냉이, 미나리냉이, 꽃황새냉이, 는쟁이냉이, 꼬마냉이, 벌깨냉이가 있다.
원산지는 우리나라이며, 아시아, 유럽, 아메리카에서 널리 분포되어 자라고 저지대 밭이나 논밭 주변, 도랑가, 냇가, 습지 등 주로 습한 곳에서 무리 지어 자란다.
주로 봄인 4월부터 5월 사이에 흰색 꽃을 피우는데, 줄기는 곧게 서며, 겨울에는 잎이 방석처럼 퍼지는 로제트 형태로 월동한다. 습한 곳에서 자라면 털이 없지만, 건조한 곳에서는 털이 많고 줄기가 보라색을 띠는 경우가 있다.
효능
황새냉이는 기관지 건강을 증진해 주고, 소화 기능을 개선해 주며, 부종 완화 등.
다만 과다 섭취 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설
서로 사랑하는 황새 암수 두 마리가 날아가는 도중에, 암컷 황새가 간밤에 꾼 꿈 이야기를 수컷 황새에게 이야기했다.
그 내용인즉, 꿈에서 얼음을 뚫고 피어나는 흰 꽃을 보았다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수컷 황새는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하여 암컷 황새를 놀려 주려고 직강하를 했다.
황새들은 직강하를 하는 능력이 없는데, 이런 모습을 본 암컷 황새는 갑작스러운 수컷 황새의 행동에 놀라면서 수컷 황새를 구하려고 쏜살같이 따라 내려갔다.
직강하를 하던 수컷 황새는 점점 더 가속도가 붙어 결국에는 바닥에 있는 얼음바닥에 머리를 부딪쳐 죽고 말았다.
이때 수컷 황새는 얼음바닥에 부딪치면서 깃털이 산산이 나부끼며 하얀 꽃으로 변하여 자신을 구하기 위해 따라오던 암컷 황새를 살포시 받아주어 암컷 황새는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자신은 죽더라도 암컷 황새를 살리고자 했던 사랑이야기.
그래서 황새냉이꽃의 꽃말이 '그대에게 바칩니다', '사무치는 그리움'이 되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