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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개쑥부쟁이

by 보리

개쑥부쟁이



목이 길던 그 소녀.

말 한마디 못 건네고

들꽃으로 피어

못다 한 사랑 노래 부르며

흔들흔들.



오지 않을 사람 기다리다

나이 든 누이처럼,

가슴에 못 박혀 산 세월이

한평생 그렇게 서 있는 일이

그리움 때문이라면,



철없던 봄날도

한 번 떠나면 그뿐.

까맣게 잊었다 생각했는데,

주름진 세월이 먹먹한

마음 끝에서 흔들흔들.




지난 사연이야

바람으로 달래고,

다시 오마 약속은

가을 서리에 덮여,



한걸음에 달려온 바람맞으며 ,

미련 없이 울고 난 후

눈물빛 닮은

해맑은 얼굴로 흔들흔들.


개쑥부쟁이9.jpg


하루가 다르게 야위는 햇살.

서리 맞은 바람과

이룰 수 없는 기다림을 이고 서서

얼마나 기다렸는가.


흐느낌 눌러가며

이 계절이 시들어도

그립다 말 못 하고

하늘만 높아져,



사랑은 끝내 이루지 못했으나

먼 곳을 돌아온 바람.

시간의 마디마다

하얀 그리움이

꽃으로 피었다.


개쑥부쟁이1.jpg




꽃말

그리움

기다림

인내


이름

'쑥부쟁이'와 비슷하지만 질이 떨어지거나 흔하게 자란다는 뜻의 접두사 '개-'가 붙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

'개'는 식물의 이름에 붙어 본래 식물보다 못하거나 야생의 의미를 더하는 데 자주 쓰이는 접두사.


이름 유래

'쑥'을 닮은 잎: 쑥부쟁이는 잎이 쑥과 비슷하게 생겨 '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장장이의 딸 '부쟁이': 쑥부쟁이라는 이름에는 '쑥을 캐러 다니던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에 관한 전설이 담겨 있다.


쑥부쟁이와 유사함: 개쑥부쟁이는 형태적으로 쑥부쟁이와 유사하지만, 더 흔하게 자라거나 조금 다른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개'가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이름

개쑥부쟁이는 지역이나 문헌에 따라 몇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구계쑥부장이: '구계쑥부장이'는 개쑥부쟁이를 가리키는 다른 이름 중 하나.

큰털쑥부장이: 개쑥부쟁이는 털이 많은 편이라 '큰털쑥부장이'라고 불리기도 함.

들국화: 산국, 감국, 구절초와 쑥부쟁이류를 총칭해서 들국화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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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쑥부쟁이에 대하여


개쑥부쟁이의 학명은 Astermeyendorfii(Regel & Maack) Voss.이고 영어명은 Meyendorf's aster이다.


국화과(Asteraceae)에 속하는 참취 속(Aster)의 여러해살이풀로 쑥부쟁이는 원산지가 일본과 한국인데 비해 개쑥부쟁이는 원산지가 유일하게 한국이다.


쑥부쟁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만 해도 쑥부쟁이, 개쑥부쟁이, 개쑥부쟁이, 가는쑥부쟁이, 가새쑥부쟁이, 까실쑥부쟁이, 눈개쑥부쟁이, 단양쑥부쟁이, 미국쑥부쟁이, 민쑥부쟁이, 섬쑥부쟁이, 흰 개쑥부쟁이, 흰까실쑥부쟁이 등이 있다.


우리나라 전역의 양지바른 산야나 들판, 밭둑 등 건조한 곳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꽃은 7~10월에 핀다.

줄기 윗부분에서 많은 가지가 갈라지는 모습이 특징적이며, 잎이 길쭉하고 거친 편이어서 다른 쑥부쟁이류와 구별된다.



효능

개쑥부쟁이는 어린순을 나물로 먹거나, 약재로 사용하기 위해 뿌리째 채취하여 활용하며,

거담, 진해(기침 멎게 함), 해열, 해독 작용을 하며, 소화 기능 개선과 항균 및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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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옛날 어느 산골에 대장장이 가족이 살고 있었다. 대장장이의 큰딸은 병든 어머니와 동생들을 돌보면서 가족들을 위해 쑥을 캐러 다녔다. 그 모습을 본 마을 사람들은 그를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의 딸'이라는 뜻으로 '쑥부쟁이'라고 불렀다.


어느 날 쑥부쟁이가 쑥을 캐다가 상처를 입고 사냥꾼에게 쫓기고 있는 노루를 발견하고 상처 입은 노루를 숨겨주고, 상처까지 치료를 해주었다. 그리고 며칠 후에는 산짐승을 잡으려고 파놓은 함정에 빠진 사냥꾼 또한 구하게 되었다. 사냥꾼은 잘생긴 청년이었는데 둘은 첫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청년은 다음 해 가을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떠났다. 쑥부쟁이는 사냥꾼 청년을 기다리면서 한 해 두 해 보냈지만 사냥꾼은 소식이 없었다. 쑥부쟁이는 사냥꾼을 돌아오게 해 달라고 산신령께 간절히 기도하는데 몇 해 전 자신이 구해 준 노루가 나타났다.

노루는 주머니에 담긴 노란 구슬 3개를 주며 이 구슬을 입에 물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쑥부쟁이는 첫 번째 구슬을 물고 어머니를 낫게 해 달라 기도 하고, 두 번째는 사냥꾼을 만나게 해달라고 빌었더니 어디선가 사냥꾼이 나타났다.


그러나 사냥꾼은 이미 결혼을 하고 아이까지 있는 몸이었다. 쑥부쟁이는 사냥꾼이 원망스러웠지만 마지막 구슬로 사냥꾼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었다.


그 후 쑥부쟁이는 사냥꾼에 대한 그리움으로 산을 헤매다 절벽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다. 이듬해 그 자리에 아름다운 꽃이 무더기로 피어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이 꽃을 쑥부쟁이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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