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늬가 있는 시(詩)

가지 꽃

by 보리

가지 꽃



넓은 잎 그늘 깊숙이

보랏빛 짧은 생이

곁눈질 한번 없이

숨죽여 피었다.



비에 젖어도 울지 않고

벌레에 파여도 흔들리지 않아

그저 넓은 잎 아래

숨 쉬듯, 조용히 꽃을 달았다.



여름이 익어갈수록

깊어지는 보랏빛

그을린 햇살이 스며

길고도 둥근 결심 하나

자라고 있다.



피었는지도 모르게

깊게 머물다

세상을 향해

자줏빛 눈을 감고



피는 순간부터

지는 연습을 하며

못다 한 약속 하나

그늘 속에 묻어둔 채

스스로를 지운다.



사랑은

결국 닮아가는 일임을

열매를 닮은 빛으로 말하며



너는

한 번도

너를 위해 핀 적이 없구나.


가지꽃.jpg





텃밭에서 자라는 야채들의 꽃이

이토록 예쁜 줄,

우리는 종종 잊는다.


열매를 딸 마음에

사람들은 보지 못한다.


피었는지도 모르게

넓은 잎뒤에 깊게 머물렀던

숨죽인 꽃의 시간을.....


별을 닮은 노란 꽃을 촘촘히 올려

다닥다닥 방울토마토가 열리고,

작고 하얀 고추꽃이 떨어져야

주렁주렁 고추가 매달린다.


우리는 ‘먹거리’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 모든 시작이 꽃이었다는 걸

문득 놓친다.


인도가 고향인 가지는

더운 나라에서 왔기에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한 해를 살다 간다.


가지가 이국땅의 추위를

얼마나 참았을까 생각하면

조금 안쓰러워진다.


키 큰 가지나무 두 그루면

여름 내내 온 가족이 실컷 먹는다.


보랏빛 가지 하나가 자라기까지

그 앞에 조용히 피었던 가지꽃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열매의 부드러운 속살을 위해

가지꽃은 드러나지 않는다.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인 별처럼

그늘 아래, 묵묵히 피어난다.


사람의 손길이

달콤한 열매만을 향하기에

피어나는 순간부터 잊히는 법을 배운다.


다른 꽃들이

향기와 색으로 세상을 부를 때,

가지꽃은

보이지 않으려 더 짙은 그늘을 택한다.


열매도 잎도 줄기도 같은 색을 품어

결국

한가족임을 드러낸다


사랑이란,

자기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함께 닮아가는 일임을.....


가지꽃의 꽃말은 ‘진실’

겸손하게 땅을 보고 핀 꽃이

간직한 사랑의 진실을

잠시 엿본다.





가지 꽃 꽃말


진실




가지의 효능


- 항산화 작용, 혈관 건강 증진, 다이어트 효과


- 보라색을 띠는 가지에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하여 눈 건강에 도움


- 혈관 내 노폐물 배출 및 혈관 건강 개선


- 수분 함량이 높고 저칼로리 식품으로 다이어트에도 도움


가지꽃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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