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를 살렸으나
나는 더이상 살고싶지가 않았다
모든 순간이 참을 수 없이 무거웠다
불순물같은 그것이 샘처럼 마르지가 않았다
그러니 당신 탓이 아니다
그런 날,
마지막으로 준비한 짐가방에서
낡고 오래된 내 꿈을 보았다
쓴 웃음이 밀려왔으나 피할 길이 없어서 달아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그저 그렇게 받아들일 수 있었더라면
조금은 달랐을까
내가 가졌던 기대들, 무심한 어느 날로 모두 다 버릴 수 있었더라면.
나는 다른 말을, 다른 표정을 할 수 있었을까..
나는 풀리지 않는 의문들을 뒤로하고
종장(終章)을 바라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