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병, 언제쯤 나을까?

사랑, 하지만 괴물엄마가 된 이야기 -20화

by 한이음




퇴근하자마자 머리가 아팠다.

월요병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육아병이었다.


아무 일도 없었는데

집에 들어서는 그 순간부터 두통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나는 오늘도 두통을 핑계 삼아 육아에서 한 발짝 멀어졌다.


“애들아~ 어린이집에서 간식 뭐 먹었어?”

“바나나!”


아빠의 물음에 신이 난 아이들은

손을 끌며 마트에 가자고 졸랐다.

나는 마지못해 그 뒤를 따랐다.


마트에 도착하자 아이들은 주스를 외쳤고

나는 “밥 잘 먹으면 줄게”라는 조건을 달아 계산대로 향했다.


그런데 둘째가 과자까지 사달라고 했다.

“안 돼.”

단호한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으아앙"

둘째는 바닥에 드러눕듯 울며 내손을 뿌리치고

곧장 아빠에게 달려갔다.


그 뒷모습을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 또 괴물이 되어버렸구나.’

나는 체념한 채 조용히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 식사 시간.

마트에서 아이를 말리던 나는 온데간데없고

아빠와 할머니는 밥 한 숟가락마다 박수와 칭찬을 퍼부었다.


"우리 첫째 최고네!"

"둘째야 밥도 잘먹고 너무 예쁘다~"

아이들은 세상을 다 얻은 듯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그렇게 작은 애정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아이들을

나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겨우 30개월 된 아이들에게

내 방식대로 따라오라고만 강요하고 있었다.


나는 아이를 어른의 눈으로 보고 있었다.

그 작은 존재가 내 기분까지 헤아려주길 바랐다.


그리고 어제 이후

첫째의 눈빛이 달라졌다.


요즘 아이는 아빠와만 자려 한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점점 더 멀어지는 기분에 사로잡혔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진다.

아이는 말없이 내 눈치를 보고 있었다.


“엄마가 왜 기분이 안 좋을까.”

“엄마한테 다가가고 싶은데 무서워.”

“엄마를 안아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지.”


그 조심스러운 눈길은

내 얼굴에 괴물 엄마의 형상을 덧씌웠다.


외 나는 아이에게 눈치를 보게 만들었을까.

목이 꽉 막히고

미안함이 벅차올랐다.


아직도 나는 아이의 마음을 읽는 법을 모른다.

이 어리석음이 아이를 다치게 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이는 그런 나를 사랑해 주고 있었다.


그 눈동자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


마음은 다가가고 싶었지만

냉정하게 굳은 내 얼굴은

아이의 슬픔을 더 짙게 만들었다.


내일은 아이에게 눈치 대신 웃음을 주자.

서툰 엄마지만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조금씩 버텨내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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