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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g Nov 29. 2019

사랑하는 일을

j cafe



사랑하는 일을 게을리하고 있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항상 조급하게 살았고, 뭐든 급하게 처리하려고 빨리빨리를 습관처럼 달고 살았으니까. 사랑 또한 급하게 하려고 했나 싶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답답해하고, 내가 하는 방식이 더 빠르고 정확하니까 '내 말대로 해.'라며 사랑을 조정하려 했나 싶기도 하다.



나는 내 단점을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은 잘 알아서, 그 단점을 보완하고자 스스로를 돌아보려고 매일 밤 나의 행동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었다. 내가 왜 그랬을까, 내가 한 말이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될 거라는 걸 알았을 텐데 그 말을 내뱉지 않았어도 됐었을 건데라는 후회가 가득한 생각들. 하지만 그 생각들은 나를 좋은 사람으로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에겐 압박과 스트레스로 이어져왔고, 나의 자존감은 한없이 깎아내려지고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사랑 또한 자존감이 높은 만큼 잘할 수 있다는 것도, 나를 낮춰가며 상대에게 한없이 져주는 게 결코 현명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까지. 또 반대로 나를 끌어올리려고 상대를 낮추고 무시하면 안 된다는 것도.



내가 사랑받으려면 그 사랑받고 싶은 만큼 상대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하며, 사랑받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의 마음을 가벼이 여기면 후에 남는 것은 후회와 미련뿐이라는 것도.



그래서 내가 하는 사랑이 상대를 높여줄 수 있는 사랑이길 바라는 마음에 최선을 다하려고 하는데 그것 또한 마음처럼 쉽지 않다.



한 겨울 찬 바람이 얼굴을 에이는 것 마냥, 마음도 에인다.



누군가와 함께한다는 일은 이처럼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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