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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Apr 26. 2022

엄마와 비교되는 아빠의 잔소리

<송븐니 나라에 송븐니 곤듀> l [생일달 특집편 3.1]

어린 시절부터, 나는 무슨 일이 생겨서 눈물이 나면 "엄마..ㅠㅠ"하고 운 것이 아니라, "아빠,,ㅠ.ㅠ"하고 울었던 기억이 있다. 아빠는, 블리에게 한 번도 큰 소리를 낸 적이 없는 븐니 바라기 아빠였다. 반면, 엄마의 잔소리는 DEEP 하고, 매우 날카로우며, 냉철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도움도 많이 받지만 조금 마음에 상처가 될 때에도 있다. 이러한 븐니 곤듀 애미 vs 븐니 곤듀의 묘한 잔소리 대결이 진행되는 가운데, 븐니의 아버지는 중간에서 잔소리 전쟁 대전이 발발하지 않도록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도 한다.


그런, 아버지의 잔소리는 아주 미미하다. 어머니가, 구체적으로 콕 짚어서 어떤 상황을 말하는 잔소리라면 아빠의 잔소리는, "블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해, 천천히 해, 건강하게만 해"라는 두리뭉실한 응원이다. 한 번은, 아빠가 내 느려 터지고 여유로운 자세에 조금 화가 났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때 조금 속이 부글부글 했는지, 안 좋은 소리를 하고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신 것 같은데, 그 말을 듣자마자 븐니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어린 시절에도, 자주 그랬다. 븐니는, 엄마가 잔소리를 하면 쌈닭 곤듀로 변신하여 잘 받아치고 설명하고, 왜 그런 현상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서 따박따박 잘 말대답을 하는 편이었다면, 아빠가 싫은 소리 한마디 하면, 내 편인 아빠가 저런 서운한 소리를 하다니,,라고 생각하면서 븐니의 서러움이 대 폭발하여 다음 날 눈이 팅팅 붓도록 방구석 1열에서 혼자 울곤 하기도 했다. 그러니, 이런 막냉이 딸을 보면서 아빠는 점점, 무슨 말만 하면 우는 어린 딸에게 큰 싫은 소리를 안 했던 것 같기도 하다.


큰 아버지는, 아빠에게 종종 "네가 저렇게, 블리 아기같이 키웠잖아~!♬"라면서 내가 집 안에서는 정말 극 내성적인 캐릭터로 자리매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븐니 곤듀는 우리 직계 가족이 아니면 식사하는 것도 부끄러워했던 것 같다. 낯 가림이 비교적 많은 편이고 사회에서의 모습과, 가정에서의 모습이 편차가 조금 나는 편으로,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 듯 보인다.  그렇게 큰 아빠네서 가족들이 한 데 모여, 명절 시간에 식사가 시작되면, 아빠는 입맛 없어하는 븐니의 밥그릇에 반찬까지 올려주시는 다정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븐니 곤듀는 왜 우리 집이 아닌, 다른 집은 그렇게 낯 설고 행동이 위축되는지 지금도, 조금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가족들 옆이나, 아빠 옆에서 껌딱지처럼 붙어서 빨리 집에 가자고 졸라 댔으니 말이다. 물론, 이 건 아주 어린 시절의 이야기, 한 10대 후반까지의 나의 모습이다. 성인이 되어서는 많이 자립적인 사람이 되었다. 그리하여, 아주 외향적인 성격으로 변모하여 큰 댁을 찾아가, 술 한잔 얼큰하게 취해 큰아빠, 큰엄마에게 웃음을 드린 기억이 있다. 그러면, "블리가, 이렇게 활발했어~!?"라며 조금 놀라기도 한 부분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아빠와 엄마 눈에는, 내가 유난히 챙길 것이 많은 자식으로 보였던 것 같다. 내가 덤벙대고, 챙길 것이 많아서라기 보다는 아빠, 엄마가 아이들을 유난히 아끼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아빠와 엄마는 자라나는 아기, 조카에게 최고로 좋은 고기반찬, 포옹, 응원 등을 하는 것을 보면 저렇게, 아이들을 아끼는 아빠, 엄마의 모습이 조금 뭉클해지는 순간이 있다. 처음엔 질투도 났지만 말이다. 아빠와 엄마의 아이들을 아끼는 그런 다정한 모습이, 오랫동안 가슴에 기억날 것 같은 것은, 그 두 분의 말과 모습이 듣고 있기에 정말 아름답고 따스하게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

<부모님과 븐니 곤두>


가정의 달, 5월이 다가오는 가운데, 아빠&엄마와의 행복한 추억이 더 많이 생각났으면 좋겠다.
나는, 아빠와 엄마가 없었으면, 이렇게 행복한 삶을 살지 못했을 것 같았다는 생각이 요즘 많이 들게 되었다.



■ 엄마의 잔소리 듣고 귀에 딱지진 사연 에피소드 글은 아래와 같습니다.

https://brunch.co.kr/@songvely1004/1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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