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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퀸븐니 Aug 12. 2021

<추억의 마니>의 치유 방식

마니가 사는 곳 l 안나 할머니

■키워드- 치유


추억의 마니

넷플릭스 영화에서 눈길이 가는 영화가 있다. 조카랑 놀아주다가 따분하여 보게 된 영화 <추억의 마니>. 안나는 어느 날 건강이 안 좋아져서, 숲 속의 이모집에 살게 된다. 스트레스성 천식으로 몸이 안 좋아진 안나, 그녀에게는 무슨 사정이 있는 걸까? 부모님 없이, 한 여자(안 나는 아줌마라고 부른다)와 함께 살고 있는 안나. 친 부모님과 산 기억이 없어서 그런지, 안나는 가족생활도, 학교생활도 적응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러다 어느 날, 한 배를 타게 되고 강을 가르며 대저택을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노란 머리를 한 마니라는 소녀를 만난다. 마니는 안나를 자기의 단짝처럼 대해주고 위해주며 친근하게 다가온다. 둘이 배를 타면서 소중한 비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노란 긴 생머리를 지닌 아름다운 마니와 파란 눈을 지닌 귀여운 안나가 배를 타며 위에서 나누는 모습이 줄곧 기억에 남기도 한다.


"매일 보통으로 지내게 해 주세요." 한 축제에서 안나의 소원이다. 보통이 아니라는 건, 자신이 평범함의 기준에서 무언가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 텐데 말이다. 그리고 축제의 장을 뛰어나온다. "나는 나처럼 못생기고 멍청하고 퉁명스럽고 툭하면 짜증내고.. 그런 내가 싫어."라고 말하는 안나의 모습이다. 이런 안나에게 친구가 되자고 제안하는 마니, 마니는 다음의 대화를 통해서 안나에게 다가간다.

<추억의 마니, 스틸컷>

마니의 첫 번째 질문: 넌 왜 이 마을에 왔어? 

안나- 천식 이야. (중략)

마니의 두 번째 질문: (같이 사는) 아줌마는 누구야? 

안나- 날 귀찮게 여겨서 여기에 맡긴 거야

마니의 세 번째 질문: 이모 집에서 사는 건 어때? 

안나-... 


상처와 치유

 그리고 마니는 안나를 치유한다. 슬픔과 상처를 가진 안나에게 마니는 말한다. 입양된 자신의 상황에 회의를 느낀 안나에게 마니는 지금의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면 되는 거라고. 그리고 지금까지 만난 어느 누구보다 널(안나를) 좋아한다고. 그러던 어느 날, 마니의 집이 사라진 상황을 발견한다. 안나가 마주한 경험은 꿈이었는지, 환상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 이후 알게 된 사실, 마니가 바로 안나의 할머니라는 것. 그렇게 할머니는 손녀의 환상, 꿈속에 나타나 안나의 가슴 한편에 자리하고 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상처에 대한 마음을 치유하고 있었다. 먼 이모집에서 그렇게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온 안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파란 눈을 가진 자기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기로 결정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스스로 말 못 할 상처와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간다.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가정환경이 주는 한계, 출생의 문제에서 비롯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 자라나면서 생채기 나는 경험들, 이런저런 계기로 쌓여가는 아픈 기억들, 감당하기 어려운 경험들 같은 것들 말이다. <추억의 마니>를 감상하다 보면 이러한 자아정체성의 기저에 있는 다양한 무거운 삶의 무게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대저택에 살았던 안나의 친할머니 마니가 안나를 남몰래 응원하고 격려했던 것처럼, 우리의 삶에도 누군가 알게 모르게 우리의 삶을 위로한다고 생각하면 그 삶의 무게들이 조금은 가벼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입추가 지나고 가을을 마주하고 있는 계절에 <추억의 마니>를 추천해본다.


<추억의 마니,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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