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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Aug 18. 2021

눈이 예쁘네? 아니 눈동자가 예쁘다.

공감 에세이 l 순수한 눈망울이 있다는 것은


코로나 이전 스피치 과정을 함께 수료한 지인분과 함께 식사를 할 때에 이야기다. 내가 목소리 음색은 좋은데 성량이 풍부하지 않고, 많은 양의 이야기를 한꺼번에 하면 바로 무리의 신호가 와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야 하는 체질이다. 그래서 당시에 스피치를 같이 연습할 때 개인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게 교육과정이 끝나고 다시 만난 우리. 이야기 도중에 우리는 ‘눈망울’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그 지인 분은 사회적 경험도 많고 여전히 사회도 잘 보시고, 매너도 좋아서 배울 점이 많은 분이다. 그러던 중, 자신감이 많이 하락한 나에게 좋은 칭찬을 해주었다. “송블리는 눈망울이 맑고 투명한 사람이야.”라고. 그게 무슨 말이지? 그냥, 느낌이 좋은 사람이라고 힘을 잃어가는 나에게 응원의 말을 남겨주었다.


그렇다. 나는 이 맑은 눈동자만큼이나 지나치게 솔직하다. 그리고, 느낀 바를 그대로 말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 중 하나이다. 난 나의 성격이 둥글고, 모든 사람들과 잘 지내는 사람이라고 20대에는 생각했다. 그런데, 쉬는 기간을 가지면서 생각해보니 나의 성격이 조금은 지나치게 솔직하고 느낀 바를 그대로 말해서 상대방에게는 이 점이 상처로 다가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많은 감정과 표현을 숨기려고 연습 중에 있다. 그런데 이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이, 어느 순간 불현듯 튀어나와 나도 모르게 반가움과 호감을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그냥 “내가 그렇지 뭐,” 이렇게 생각하고 넘긴다.


그런데, 며칠 전 거울을 봤는데 문득 그 지인 분이 해준 말이 생각났다. 눈동자가 맑다는 건, 내가 정말 세상을 순수하고 솔직하게 바라보는 몇 안 되는 사람 중에 한 명이 지도 않을까? 하면서 말이다. 나는 아직 세상 물정을 어르신들처럼은 잘 모르고, 사람에게 정이 많아서 가까이 지켜보는 사람들은 나의 여린감성을 조금 걱정을 하는 부분이 많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짧게 말하자면, 사람을 쉽게 잘 믿어서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 그런데, 이 문제점이 때로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사람에게 받았던 상처를 또 다른 좋은 사람으로부터 치유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좋으니까)


덧붙여서, 나는 갖춰지는 것이 좋고 흐트러짐이 있는 삶을 선호하지 않는다. 그런데 브런치에는 내가 생각한 것 이상의 흐트러짐이 있는 나의 일상을 그대로 공유하고 있다. 이 점이 가장 쑥스럽고 부끄럽다. 그래도 나는 이런 나의 있는 모습이 그대로 투영되는 에세이가 한데 모아진 에세이도 내보고 싶고 나중에는 이러한 브런치 북을 가지고 유튜브 음성프로그램 제작에 까지도 창작의 영역을 넓혀보고 싶은 소망이 있기에 작품을 계속 쓴다. 그런데 이게 생각만 이렇게 하다가 종료될지, 진짜 실행이 될지는 앞으로의 상황과 계획을 조금 더 신중하게 살펴보고 논의해볼 문제 같다. :)


 에세이스트 외에도 감성 영화 큐레이터, 단편 시인, 진정성 있는 크리에이터, 소통전문가라는 목표가 있기에 조금씩 나를 더 드러내며 도전을 해보고 싶다. 조금씩 그 분야에 전문성을 갖고 싶은게 나의 바람이다. 그래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안광’은 성형외과 의사도 바꾸지 못하는 영역의 분야라고 들었다. 그래서 나는, 다른 부분은 많이 부족하고 평범할지라도 맑은 눈동자가 있고, 그 눈동자로 세상을 순수하게 볼 수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그렇게 자존감이 하락하는 시기를 어떻게나마 위로해보고자 한다. 나의 하락하는 자존감에 조금이나마 응원의 마음을 모아주면 좋겠다.


 생각해보니, 이제 피부과를 가서 주기적으로 받는 시술을 받아야 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스피치 교육보다 피부관리에 대한 얘기를 더 많이 해서 같은 지인 분에게 웃음을 드리던 날이 생각이 난다. 탄력 있는 피부로, 탄력 있는 눈동자로, 탄력 있는 삶을 살아내야겠다. 오늘은 오래전 식사를 나누던 신촌을 지나며 생각나는 이야기를 몇 자 기록해보았다. 점점 자신감 잃어가는 나의 모습에 좋은 말들을 아끼지 않은 그 분과 나의 삶에,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에게도 반짝이는 앞날들이 계속적으로 기다리고 있기를 소원해본다.


#공감에세이를통해저의계획과소망을적어봅니다 #글과말을사랑하는송블리의야심 #욕망요정 #스펙요정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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