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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Sep 12. 2021

범사에 챙겨라- 캥블리의 연애사업:선물편

이 시대의 대표 캥거루족 송블리 l 나의 연애사업 역사- 주고받은 선물

나의 연애사업 역사- 주고받은 선물 편

(1) 학창 시절의 선물 교류: 초등, 중등, 고등 


연애사업에서 소개한 친구들과 무엇을 주고받으면서 감정교류를 했는지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유치원 시절에는 주고받는 것이, 캠핑장에서 나누어 먹는 과자봉지 그런 것들이었을 것. 귀여운 마음들 그런 것들이었을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화이트 데이에 큰 사탕꽃다발을 받으면 행복했다. 같이 스티커 사진을 찍고, 추억을 만드는 과정도 큰 선물이라고 느껴졌다. 중학교 시절에는 가장 남자 친구들과 교류를 적게 한 시절이라 잘 생각이 안 나지만, 생일에 받은 편지와 케이크 같은 것들이 큰 행복으로 기억에 남는다.


고등학교 시절이 되자, 기념일이 중요해졌다. 50일, 100일 챙기기 같은 것들이 우리들의 ‘연애’에서 중요해진 시점이 되었다. 당시 남자 친구와는 캐리비안베이 여행을 가서 물이 우리를 삼킬 때까지 신나게 놀았다. 또, 기념일에는 남자 친구가 깜짝 영화표를 구해와서, 영화관에서 재미있는 영화를 감상하였다. 그 남자 친구는 ‘로맨티시스트’ 기질이 있어서 집에서도 영화를 자주 보여줬는데,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라는 영화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나는 그런 남자 친구를 위하여 ‘장미꽃 유리병’을 만들어 깜짝 선물을 한 기억이 있다. 


그 남자 친구가 가끔 오토바이를 태워줬던 것 같기도 한데,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서 흐릿흐릿한 추억이다. 그리고 내가 가방을 메고 다닐 것이 마땅치 않았던 시절, 자신의 크나 큰 가방을 빌려주며 사용하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나만한 크기의 '남자'가방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지금 생각해보면 이상한데, 그 당시에는 그 남자 친구가 너무 좋아서 가방 메는 것도 행복했다.ㅎㅎ 그렇게 멋지고 사람을 위해줄 줄 알았던, 다소 나쁜 남자이기도 했던 이 친구를 잊는 시간엔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여고 동창생들이 많이 위로해주었다는 후문.


(2) 20대 성인이 되고 나서, 선물 교류: 대딩, 직딩


대학교 시절이 되자, 조금 더 성숙한 연애의 교류를 할 수 있었다. 당시 제일 오래 만난 남자 친구는 내가 대학시절, 거리가 먼 학교에 전공 공부와 많은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 힘들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특히, 휴학을 하고 복학을 할 때 심적인 부담감을 크게 느꼈는데, 아주 예쁜 (된장스럽게 얘기하자면 명품가방) 가방을 선물해주어서 우울했던 마음을 가라앉게 해 주었다. 나는 그런 남자 친구에게 100일 선물로 ‘명품 지갑’과 ‘겨울 코트’ 같은 의류를 선물해주며 그의 행복을 응원했다. (커플 사진 선물도 많이 해준 것 같다.ㅎ)


직장인 시절이 되면, 과거만큼 선물 혹은 물질적 교류를 한다는 것에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면서 데이트 이외에 선물을 잘하지 않는다.  “너무 잘해줘 봤자 서로, 버릇 없어지는 것 아니겠어?ㅎㅎ”라는 회의론 적인 생각으로 대학교 시절만큼 큰 마음의 표시는 하지 않는 시기가 되었다. 다만, 상대가 고민하는 부분이나 진지하게 생각하는 부분에 책이나, 편지 같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는 시도한 경험이 있다. 이 당시에는 ‘머플러’, ‘가습기’ 같은 것들을 선물 받기도 하였다. 모두 다 좋았는데, '꽃' 선물은 금방 시들기만 하고 큰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한편 내가, 그들을 위해서는 ‘바디로션’, ‘이너웨어’ 같은 것들로 특별한 날들을 기념하기도 하였다.


최근까지는, 코로나로 인하여 만남이 제한되다 보니 어떤 선물보다 카카오톡 메시지나, 서로의 연락보다도 더 큰 선물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말한 선물 이외에도 다양한 이성 친구들과 식사를 하고, 연락을 통한 안정감을 얻었을 때 행복했던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내가 보낸 카카오톡의 메시지를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에 대한 카카오톡 '1'표시를 계속적으로 확인하면서 밀당을 했던 연애시절들이 모두 기쁜 추억으로 자리에 남고 있다. 이렇게 메시지로 서로만 확인할 수 있는 안부와 사진, 다양한 이모티콘들로 정서적 교류를 하는 것들이 큰 선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는 자신의 마음에 든 여성들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기 위하여 항상, ‘변신’을 하여 선물 같은 존재로 나타났다고 한다. 그것이 바람둥이 기질에서 그랬든, 한 여자에 대한 진심에서 그랬든 제우스의 사랑에 대한 열정과 노력만큼은 인정해줘야 할 것 같다. 우리도 제우스의 모습에서 처럼 정말 신사적인 남성이고, 예의 있는 여성들이라면 상대방이 좋아하는 ‘취향’과 ‘선물’을 잘 골라내고 그 사람의 지친 마음을 어루 달래는 점을 배워야겠다. 센스 있는 선물과 감정표현으로 서로의 마음과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연애를 하기를, 끝나가는 주말에 블리 언니가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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