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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븐니 Sep 29. 2021

부담감에 대한 단상- 다 잘해야 하나?

송블리의 짧글에세이 | 잘 해내게야겠단 생각

<오은영 박사의 금쪽상담소>라는 프로에서 최정상급 걸그룹 AOA 초아의 고민과 인생 스토리를 보면서 '부담감'이라는 감정에 대하여 생각해보았다. 초아는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는 걸그룹 출신으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흔히 말하는 '인기스타' 반열에 오른 사람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이후, 그 그룹에서 탈퇴를 선언하고 휴식을 갖기를 원한다고 매스컴을 통해 밝힌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유튜브 방송과, 한 예능프로그램, 그리고 오늘 나온 [상담 프로그램]까지 출연하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마주하니 새삼 반가운 느낌이다.


그녀의 고민은, 모두가 잘한다고 입을 모아 칭찬할 때에도 자기 자신의 그 매스컴에 그려지는 모습이 한없이 부족하다고 느껴졌다고 생각했으며, 그러한 심리적인 부담감으로 탈퇴를 하였다고 담담하게 말한다. 또한, 그러한 고민으로 인하여 혼자만의 공백기를 갖기도 하였고 막상 공백기에는 대중에게 다시 잊힐까에 대한 고민과, 자신의 비치는 모습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을 하며 살아온 치열한 스타 중 한 명의 모습 같았다. 자기 자신의 완벽한 실력과 재능에서도 왜 그녀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할 수 없었을까?


이에 대한 오은영 박사의 조심스러운 접근은 '높은 자의식에서 비롯된 완벽주의적 성향'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자의식이 높은 만큼 자기 자신에게는 기준이 엄격하고 어떤 일을 충분히 잘 진전시키고, 잘해놓았음에도 스스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상태이다. 그러한 진단과 그녀의 인생 스토리를 얘기하는 동안, 초아는 눈물을 글썽이면서 자신의 문제에 진심 어린 걱정과 응원의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상담을 해주는 오은영 박사의 대화를 사뭇 진지하게 듣는다. 그렇게 토크가 거의 막바지 무렵에 이르고, 오박사는 '휴식'시간에는 충분히 휴식해도 괜찮다는 위로의 말을 전해준다.


이렇게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신의 일에 진심으로 열정을 다해 '부담감' 지닌  완벽주의의 성향으로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한 사람의 고민을 듣고 있자니 문득 우리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우리들 역시도 과거와는 다르게 높아진 삶의 수준으로 조금 높은 자의식으로 모든 분야에서 잘하고 싶고, 완벽하게 하고 싶은 기본적인 성향이 있는듯싶다. 그래서 때로는 그것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삶의 수준이 높아지고 선택의 자율성이 있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는 이렇게, 알게 모르게 우리 스스로를 완벽주의와 부담감의 사슬에 속박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생각이 든다. 모든지 잘 해내고 싶고, 모든 분야에서 비교적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열망, 열정, 욕구들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매 순간 모든 것을 '부담감'을 지닌 채 수행하려 한다면, 심리적 부담감과 스트레스의 압박으로 오히려 높이려고 했던 삶의 수준이 되려 낮아질 수도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어떤 일을 시작함에 있어서, 적당한 긴장과 완성도 있는 결과의 모양을 지향하는 것은 건강한 자세이다. 하지만 모든지 과하면 독이 된다. 어떤 일에 대한 극도의 불안감과 부담감은 우리를 우리답게 하는 것에 대하여,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에 대하여 방애 물이 될 수도 있다. 완벽주의자들처럼 어떤 일을 이분법의 수처럼 0과 1로 보는 것이 아닌, 십진법의 체계로 수를 다양하게 보며 가치를 매기는 자세가 필요한 것은, 우리 삶에 대한 다양성과 자유를 흐르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완벽하게 산다는 것, 자의식이 높아 기준을 높이는 것은 자신의 인생에 그만큼의 열정이 있다는 반증이니, 그것을 조절하여 자신의 삶을 적당히 긴장감 있게 끌어올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한 때 '심쿵해'에서 우리들의 심장 어택을 하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준 한 멋진 스타의 고민을 들으며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고자 한다. 아름다웠던 그의 모습을 다시, 또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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