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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Jan 19. 2022

눈아, 안녕

눈아, 너가 오면 예전에는 눈 사람 만들 생각으로 기뻤는데 어른이 되어서는 늘어져가는 교통체증이 걱정될 뿐이야. 너로 인해 길이 미끄러울 까봐, 내 아침잠을 감소시켜야할까봐 힘들어. 내가 언제까지 너의 눈치를 봐야하는 거야? 눈, 너는 내릴때는 세상 아름다운 모습으로 선녀가 내려오는 것 같이 하강하는데, 그 온도가 너무 낮아서 길을 미끄럽게 만들고 사람들의 신발자국으로 이내 너의 색깔이 검게 변하기도 하더라.


눈아, 그래. 나에겐 이제 눈을 보면서 낭만에 잠기는 시절을 지났을지도 몰라. 너가 오면 설렘보다 걱정이 되는 요즘을 보면 말이야. 그래도 아직까지 너가 1%좋은 이유는, 너를 핑계로 내가 지각을 할 수 있다는 거야. 이럴 때만 니 이름 불러서 미안해. 눈아. 하얗고 곱고, 멀리서보면 동그란데 가까이서 보면 뾰족한 매력적인 너를 그래도 더 좋아할게. 눈아.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모습 많이 보여줘.


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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