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 장난감 후기 1_생각한만큼 바보는 아니었다
경리단길에서 약속이 있었던 어느 날 저녁, 길을 가다가 Bienbien이라는 강아지용품 편집샵을 발견했다. 샛노랗고 묵직한 문이 인상 깊었고, 아래쪽에 나있는 유리창을 통해서 사모예드가 보였다. 큰 개가 있는 곳이니, 호두를 위한 것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단박에 문을 열고 들어갔다.
가게 안에 있던 사모예드 칸이는 낯을 별로 가리지 않았고, 그렇다고 손님들에게 아주 친근하게 굴지도 않았다. 그저 혼자 놀뿐. 그래서 혹시 강아지용 장난감이 어떤 게 있을지 주인분께 여쭤봤다. 주로 추천해주던 것들은 간식을 넣을 수 있는 봉제인형들. 하지만 실외견이니 금세 더러워질게 뻔하고, 강철 이빨 호두에게 봉제인형이란 그저 솜이 들은 먹잇감이 될게 뻔했다. 그래서 저희 개가 래브라도 리트리버인데... 라고 운을 띄우니 아, 걔네는 물어뜯는 게 최고라며, 개껌이 제일 좋은 장난감일 거라고.
결국 포기하고 돌아서던 찰나, 칸이가 가지고 놀고 있는 작은 공이 눈에 들어왔다. 정말 작았지만 칸이는 그 공을 물기도 하고 튀기기도 하면서 신나게 놀았다. 내 첫 질문은
이거 안 먹나요? 삼킬까봐...
였는데, 주인분도 애들이 그렇게 바보는 아니라고, 괜찮을 거라고 해서 한번 사봤다. 심지어 가격도 3000원! (but 인터넷을 뒤져보면 2500원에도 살 수 있는 곳이 많다)
그렇게 사온 장난감이 바로 다음 제품이다.
패리스독 라텍스 토이
안에 소리 나는 게 들어있어서 누르면 뾱뾱 소리가 난다. 무독성 라텍스에, 잘 튀어 다닌다. 이걸 사면서 나의 가장 큰 걱정 두 가지는 1)호두가 먹지 않을지, 2)금방 망가지지 않을지였다. 호두의 기호야 뭐... 어차피 크게 비싼 제품도 아니니 부담도 없었다. 내가 구매한 제품은 복숭아 모양이었고, 내 사람 손으로 몇 번 눌러봤을 때에는 그렇게 연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별다른 향은 나지 않는다. 향이 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기호를 덜 탈 것 같아 더 마음이 놓였다.
그렇게 사간 다음 날 아침, 새 장난감을 개시했다. 호두의 반응은 대만족. 처음에는 처음 느껴보는 질감이라 어색해서 그런지, 멈칫멈칫하더니 조금 익숙해진 이후에는 껌처럼 질겅질겅 씹어댔다. 소리가 재미있어서 그런 건가, 했는데 소리 구멍(?)이 고장 난 이후에도 계속 씹어대는 걸 보니 아무래도 재질이 마음에 드는 듯. 기대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개시하면서도 설마 먹지 않겠지, 바로 찢어버리지 않겠지 조마조마 했는데 참 다행이다.
사실 이 장난감은 소형견용이 맞다.
얼마 전, 장난감이 좀 헐어서 인터넷으로 새로 주문했다. 그러면서 말티즈를 키우는 친구 것도 같이 사서 전달해줬는데, 말티즈 입에는 딱 맞는 수준이라고 후기를 전해줬다. 그래서 오히려 신이 나게 소리를 내지는 못하지만 (입에 너무 꼭 껴서) 던지고 씹고 좋아한다고. 하지만 목구멍으로 넘어갈만큼 작지는 않고, 씹는 재미가 있는데다가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대형견에게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듯하다. (작게 나있는 구멍으로 물을 집어넣고 물총처럼 놀아도 참 재미나다 호호) 새로 시킨 것은 포도인데, 이것도 좋아해줄지 기대 된다! 울퉁불퉁하니 잇몸마사지도 더 되지않을까 싶은 모양새! 언제 개시하지,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