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개월 간, 친구들과 단절한 채 자기 계발에 매진했다. 이때 겪었던 도전과제들로 인해 상당히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간이 길어지니 알 수 없는 공허감을 느꼈다. 외로운 감정과는 달랐다. 그보다는 무언가 중요한 가치를 놓치는 느낌이었다. 그때부터 관계의 소중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친구들과 다시 연락하고 있으며 언제 그랬냐는 듯 잘 지내고 있다.
그렇다고 자기 계발을 그만둔 건 아니었다. 오늘도 무척 바쁜 하루를 보내어 저녁쯤 되니 피곤할 때 올라오는 안면의 열감도 느껴졌다. 그럼에도 남은 정신력을 짜내며 공부하고 있었다. 한계를 느끼며 책장을 덮을 때쯤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지완이 뭐하는데? 지금 진혁이랑 만나서 간단하게 한잔하려는데 나올 수 있나?'
피곤했지만 그 피로를 친구들과 풀고 싶었다. '아 당연해!' 그렇게 시작한 만남이 새벽 3시가 넘도록 이어졌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한참을 웃고 떠들다 보니 얼굴에 올랐던 열기가 식어 있었다. 쉬지도 못하고 노느라 컨디션이 악화될 법도 했는데, 역시 관계는 치유효과가 있는 걸까?
관계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지만 여러 긍정적 감정 또한 관계에서 나온다. 상처 받은 사람은 '인생은 결국 혼자여. 사람 믿지 마'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놈과 저 놈에게 상처 받았다고 사람 전체를 일반화하며 마음의 문을 닫지는 말자. 이는 자신의 불운한 경험으로 순교자가 되어 위로받으려는 행위일 뿐이다. 이미 여러 연구들은 우리가 사회적 관계 속에서 진정한 삶의 의미와 행복을 느낀다고 말하고 있다.
많은 감정적 동요 후에 깨달았다. '홀로서기'도 필요하지만 더 가치 있는 건 '함께 서기'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