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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지완 Apr 11. 2021

다듬으면 다듬을수록



읽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여러분들은 이미 자신을 위한 많은 노력들을 하고 계신 분들일 거다. 나 또한 그랬다. 나를 구해줄 것 같은 글과 영상을 찾아다녔고 많이 접했다. 그러나 실제로 구원받았는가? 항상 그렇지는 않았다. 그럴싸한 내용이지만 현실성이 떨어진 경우도 있었고, 나 자신의 실천력이 부족했던 적도 있었다. 아니, 솔직해지자. 사실 대부분이 행동하지 않았기에 해결되지 못했다.


이제는 안다. 실질적으로 변하려면 깨달음을 삶에 녹여야 한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식단 조절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나 나를 망친 식습관을 유지한다면 결과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안다는 것과 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이다. 그래 우선, 하자!


그러나 불행히도 '한다'가 원하는 결과를 '보장'하진 않는다. 일단 시작했으나 이를 유지하는 건 또 한 번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우리를 망친 사고방식과 환경이 부단히 나를 유혹해 올 것이다. 이 녀석들이 강력하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이 모양 이 꼴이 아니었을 거다.


그럼 어떻게 하란 말일까? 조금 나아지려는 것뿐인데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거 아닌가? 그럴 수도 있다. 변화를 위해 지불해야 할 값이 과도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장담컨대, 그 값을 치르고 나면 그보다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값이 아무리 비싼 들 그보다 더 큰 가치를 돌려받을 수 있다면 지불할만하지 않을까?


그렇다. 하려는 말은 실천하고 꾸준하자는 말이다. 그렇게 자신을 다듬다 보면 이전에 다듬었던 부분이 부족해 보이며, 이를 더 보기 좋게 손질하고 싶어 질 거다. 좋은 현상이다. 그 선순환 고리 속에서 점점 나아지는 나를 만나며 느껴보지 못한 수준의 기쁨을 만끽할 것이다. 분투하며 예쁘게 땀 흘리는 사람. 누가 그를 보며 칭찬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럼에도 확정적 사실은 과정 속에서 무너지고 다시 일어나기를 반복할 거라는 거다. 하나를 깨우치고 한 번 시도하고 성공했다고 해서 그것이 내 것이 되었다는 말은 아니다. 무수한 실수와 실패, 이는 마치 걷기 전에 기어 다니다 벽을 잡고 서는 과정을 거치듯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자연은 무엇보다 현실적이며 이와 동행하려 해야지 거스르려 들면 답이 없다. 그저 이해하고 받아들이자. 


나에게 가장 의미 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 꽤 큰 고통의 순간이 떠오를 거다. 그 속에 있을 땐 괴로울지라도, 그 시기가 우리를 가장 섬세하게 다듬어줬다는 경험적 사실도 마주할 거다. 뭉텅이 진흙에서 넋 잃게 만드는 조각상이 될 때까지, 우리는 다듬어질 수 있으며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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