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눗방울을 부는 아이처럼
사랑하고, 떠나버리는 이여
고개 돌려 바라볼 빛이여
말갛게 빛나고 투명한 마음이여
멀리 가지 못하고 닿아 부서질 순간이여
작은 눈사람을 만드는 아이처럼
사랑하고, 떠나버리는 이여
곧 사라질 줄 알면서도
시린 손을 참고 빚어낸 희망이여
지는 해에도 녹아내릴 여린 숨결이여
사랑하고, 떠나버리는 모든 이들이
사랑하고, 여기 남겨진 모든 것들이
아직도 사랑이란 이름으로 불리길 원하는 감정들로부터 모두 자유롭게 하소서
작고 작게 부서지고 흩어져서
고운 모래알처럼 펼쳐지고는
조용히 반짝이게 하소서
홀로 훌쩍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