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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시나 Sep 23. 2024

Y

시詩

낙엽이 다 진 나무는

앙상하게 남아 Y 같다.


나는 길을 걷다 말고

메마른 가지 위에 시선을 얹고


너는 외롭니

너는 괴롭니

너는 겨울을 어찌 견디려 하니


가냘픈 저 긴 나무

대답 대신 내게 Y 묻는다.


네가 외로워

네가 괴로워

네 마음을 내게 묻는 것이니


나는 말없이 낙엽을 밟는다.

바삭, 바삭, 내 마음을 밟는다.

발등에 차이는 낙엽들이

거리를 구르는 이파리들이

타닥, 타닥, 내 마음 두드린다.


그만 외로워

그만 괴로워

겨울이 와야 봄이 온단다.


말 없는 위로가 마음에 닿

낙엽의 색깔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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