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다 진 나무는
앙상하게 남아 Y 같다.
나는 길을 걷다 말고
메마른 가지 위에 시선을 얹고
너는 외롭니
너는 괴롭니
너는 겨울을 어찌 견디려 하니
가냘픈 저 긴 나무가
대답 대신 내게 Y 묻는다.
네가 외로워
네가 괴로워
네 마음을 내게 묻는 것이니
나는 말없이 낙엽을 밟는다.
바삭, 바삭, 내 마음을 밟는다.
발등에 차이는 낙엽들이
거리를 구르는 이파리들이
타닥, 타닥, 내 마음을 두드린다.
그만 외로워
그만 괴로워
겨울이 와야 봄이 온단다.
말 없는 위로가 마음에 닿아
낙엽의 색깔만치 퍼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