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뜬 낮은 달처럼
너를 기다려본다.
나는 희미하게 앉아
흐릿하게 시간은 지고
그리움은 마르는데
너는 한없이 번져나간다.
물 위의 비 같이 내 마음에 내려
차고 넘치고 흘러내린다.
낮에 핀 작은 꽃에 부는 바람처럼
너는 흔하게 나를 뒤흔든다.
지금은 너로 온통 뒤섞인 순간
너는 바위의 이끼같이 내 마음에 들러붙어
차갑고 서늘하게 간지럽힌다.
나는 물방울 맺힌 유리잔같이 너를 미끄러트린다.
홀로 이런저런 생각에 첨벙이며
낮에 뜬 저 달이 질 때까지
너를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