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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시나 Sep 28. 2024

YOU

시詩

나는 네게 몇 번째냐고 물었고

너는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했지

나는 늘 질투했었다. 너를,

너를 아끼는 이들을, 네가 아끼는 이들을


왜냐하면

우리는 가장 초라한 시간을

제일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했고

때론 바늘로 아픈 심장을 기우듯

서로 참아가며 버텨냈으니

내게 너는  수 없는 기에


그러니 나도 네게서

떨어지기 힘든 존재이

네 청춘의 다이어리에

예쁘고 끈적한 스티커처럼 들러붙어서,

몇 페이지를 넘겨도 다시 돌려서 보고 싶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어둠으로 점철된 시절에

불안을 음소거해 준 너에게,

너는 내게 몇 번째가 아닌 단 하나의

벗임, 초라한 이 시로 전


그리하여

우리는 가장 두터울 시간을

제일 다정한 마음으로 함께하고

모래시계 속 모가 쌓이 흩어지듯이

오래오래 거슬러 함께할 것을 희망하며

이 시는 회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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