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게 몇 번째냐고 물었고
너는 딱히 생각해 본 적이 없다 했지
나는 늘 질투했었다. 너를,
너를 아끼는 이들을, 네가 아끼는 이들을
왜냐하면
우리는 가장 초라한 시간을
제일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했고
때론 바늘로 아픈 심장을 기우듯
서로 참아가며 버텨냈으니
내게 너는 풀 수 없는 붕대이기에
그러니 나도 네게서
떨어지기 힘든 존재이기를
네 청춘의 다이어리에
예쁘고 끈적한 스티커처럼 들러붙어서,
몇 페이지를 넘겨도 다시 돌려서 보고 싶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기를
어둠으로 점철된 나의 시절에
내 불안을 음소거해 준 너에게,
너는 내게 몇 번째가 아닌 단 하나의
벗임을, 초라한 이 시로 전하며
그리하여
우리는 가장 두터울 시간을
제일 다정한 마음으로 함께하고
모래시계 속 모래가 쌓이고 흩어지듯이
오래오래 거슬러 함께할 것을 희망하며
이 시는 회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