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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의 영광, 긴 세월의 치욕

인류문명의 출발

by 하얀돌

( 여러나라의 비참과 치욕 https://brunch.co.kr/@sonsson/27 )


이집트의 말기왕조 시대는 제26왕조에서 제31왕조까지의 시기로 기원전 665년부터 기원전 332년에 이르는 기간이다. 제26왕조 시대에는 강력한 앗시리아 세력의 영향력 아래 있었으며, 이마저도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제국의 캄비세스 2세에 의해 기원전 525년 멸망한다. 제27왕조는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제국의 왕들에 의한 지배기간이었고 기원전 525년부터 기원전 404년까지의 시기였다. 제28왕조, 제29왕조, 제30왕조는 각각 매우 짧게 이어져 총 60여년 정도였고, 이 기간 동안은 이집트 밖으로 페르시아 제국을 밀어낼 수 있었다.


기원전 343년에는 다시 페르시아의 아르타크세르크세스 3세에 의해 2번째 점령을 당하며 이민족 계열의 제31왕조가 시작된다. 페르시아 제국의 2차 이집트 점령기에는 문화와 종교에 대한 잔학한 탄압이 일어났다.


제31왕조는 기원전 332년 대제국을 건설하였던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에 의해 멸망하게 되고, 기원전 323년 대왕의 사망 후 휘하 장군이었던 프톨레마이오스가 이집트의 총독으로 임명된다. 그는 디아도코이라는 대왕의 후계자들 중 하나였으며 기원전 305년 스스로 이집트의 왕을 칭하였고 이집트인들에 의해 파라오로 인정되었다. 제32왕조로도 불렸던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는 기원전 30년 로마제국에 의해 멸망할 때까지 이어졌고, 왕조의 지배자들은 이집트어 쓰지 않았으며 이집트의 종교에 대해서도 무관심했고 오히려 그리스 문화를 숭배했다고 한다.


최고 수준의 문명을 꽃 피운 이집트였으나 기원전 525년과 기원전 343년 페르시아제국에 의한 2차례의 결정적인 패배와 점령 이후, 끊임없이 이민족들에 의해 침략과 지배와 억압을 받게 된다. 이집트인 자신들에 의한 자존의 회복은 긴 세월동안 요원하였다. 고대 시기 간헐적으로 발생했던 힉소스, 히타이트, 앗시리아의 침략이 있었으며, 이후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제국에 의한 정복으로부터 피지배의 역사는 줄기차게 이어진다.


알렉산드로스 대왕과 그리스계 제국, 기원전 30년부터 기원후 641년까지의 로마제국, 기원후 750년까지 아랍인에 의한 우마이야 왕조, 기원후 963년까지 압바스 왕조, 기원후 1169년까지 시아파의 파티마 왕조, 기원후 1252년까지 수니파의 아유브 왕조, 기원후 1517년까지 튀르크계 노예군인 출신인 맘루크 왕조, 기원후 1517년부터는 오스만 제국의 속주가 되었고 맘루크 군벌들에 의해 일시적으로 독립이 선언되기도 한다. 1789년에는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으로 잠시 동안이나마 프랑스의 영향권에 있었고, 1805년 오스만 제국으로부터 이집트 총독으로 임명된 알바니아 출신 무함마드 알리는 오랜기간 본국인 오스만 제국과 갈등을 빚었다.


1841년 무함마드 알리는 영국의 중재에 힘입어 형식상으로는 오스만 제국의 총독이나 실질적으로는 군주로서 이집트의 새로운 왕조를 열게된다. 1882년 이후 무함마드 알리 왕조의 이집트는 영국의 속국 취급을 받게되고 1914년에는 영국의 완전한 보호령이 되었다. 1922년 오스만 제국의 해체를 틈타 이집트 왕국이 정식으로 독립하지만 영국에 종속된 상태는 지속된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 지난 후에도 수에즈 운하의 중요성으로 인해 영국은 물러나기를 거부했고, 1953년 가말 압델 나세르의 쿠데타가 일어나고 나서야 이민족 계열의 왕족과 영국의 영향력이 온전히 축출되었다. 이집트는 2000년이 넘는 기간을 지나서야 자기들 스스로 자신들의 국가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이다.


오랜 기간 영광의 시기 만큼이나 긴 세월 이어졌던 비참한 피지배의 역사야말로 인류문명의 출발인 이집트의 특성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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