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의 크리스마스 인 유럽
탑돌이 하듯 에펠탑 주변을 빙글빙글 돌았다.
이렇게 행복한 마음으로 정성 들여 절에서 탑돌이를 했다면, 어쩌면 소원 하나쯤 이루어졌을지도..
날씨도 약간 쌀쌀해지고 해서, 잠시 호텔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기로 한다.
하루 만에, 호텔로 가는 길은 제집 찾아 들어가듯 익숙하기만 하다.
4시 30분 정도만 되면 이미 해가지는 유럽의 겨울은, 해가 짧아 아쉬운 점도 있긴 하지만,
예쁜 야경을 일찍 볼 수 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
이미 태양이 물러간 거리이나, Franklin D. Roosevelt 역에서 빠져나가 보게 된 샹젤리제 거리는
멋진 네온사인과 길을 따라 줄지어 서있는 상점과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들로 밝기만 했다.
파리의 크리스마스 마켓 거리는 보통은 11월부터 형성된다고 하는데, 잘 알려진 곳은 아마도 이곳
샹젤리제 거리와 라데팡스 , 그리고 몽마르트르의 압 베쎄 광장 정도일 것이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시답잖은 감흥을 갖고 있었던 이도 이곳을 걸으며 인파에 섞이다 보면 어느새 조금은
흥분된 나를 발견할 수도 있을 거다.
우리들처럼..
거리를 돌아 돌아, 센 강의 바토무슈를 타고 야경을 보기로 했다.
바토무슈를 타고 따뜻한 1층 실내에서 야경을 볼 수도 있지만, 뻥 뚫린 2층에서 센 강의 강바람을 직접 맞아가며 보는 야경이 특별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우리뿐만이 아니었다. 차가워진 강바람 덕분에 목도리로 칭칭 감아 눈만 내놓은 꼴을 하고 의자에 앉아있었지만 언제 또 이 강바람을 맞아보리..
바토무슈가 물살을 가르며 지나가는 길에는 파리의 명소들이 야경을 자랑하고 있다.
바토무슈가 다리 밑을 지나갈 때면 다리 밑에서 키스를 하는 연인들을 발견하기도 하고,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들은 바토무슈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데, 화답하듯 바토무슈에 올라탄
사람들은 유독 다리 밑에서만 환호를 보낸다.
바토무슈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때쯤엔 강바람과 추위를 못 이기고, 1층 실내로 들어와 라디에이터 옆에서 몸을 녹이다가 결국은 내리기 직전까지 턱을 고이고 잠들어 버렸다.
호텔로 돌아가는 길..
파리가 좋다.. 파리가 마냥 좋다.. I love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