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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수돌 Aug 07. 2020

20대 끝무렵에 자취생의 서러움을 알아가는 중

독립에 대한 짧은 생각

대학 때 내 로망은 집에서 독립해 나만의 공간을 갖는 것이었다.

네덜란드에서 6개월, 호주에서 3개월 아주 짧은 외국살이를 할 때만 해도 셰어하우스로 지냈기 때문에 거실도, 부엌도 나만의 것이란 없었다.

인복마저 없었다면 견디기 힘들었을 단체 생활에서 간신히 살아남아 어느덧 회사에 입사하게 되었고 간신히 사회 초년생 티를 벗게 되었다.


자아가 성장한 것 같지는 않은데 사회 물 좀 먹었다고 생각했을 무렵 갑자기 집 밖에서 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다.

지금 와서야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이었는지 알아차렸지만, 단순히 대학시절 외국에서 짧게 독립 아닌 독립했던 경험을 떠올리며 혼자 나가 살아도 밥도 잘해먹고 충분히 풍족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했다.


참으로 어리석었던 착각이었다.

분명 직장인이 되어 돈을 벌게 되면 대학생 때와 다르게 풍족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

물론 심리적으로는 여유가 있어진다. 하지만 돈은 버는 만큼 쓰기 때문에, 그리고 값에 비해 서울의 집값+생활비+물가는 턱없이 높기 때문에 이사 첫날부터 자취생의 서러움을 격기 시작했다.


 가장 큰 일, 서울의 월셋집 구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 줄 이제야 알았다.

대학생 때 학교 앞에서 살다가 졸업 후 직장인이 되어도 계속해서 같은 집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며 이제 그 동네를 빠져나올 때가 되지 않았냐고, 익숙해서 답답하지 않냐고 했던 나를 지금의 내가 마주친다면 흠씬 패주고 싶다.


어디서, 자취생의 마음을 이해하지도 못하고 그런 망발을 내뱉었을까.

이삿짐을 싸기도 버거운 자취생들, 시간에 쫓기고 갖고 있는 돈에 제한되어 대출 아니고선 투룸 전세는 꿈도 꾸지 못할 나 같은 이들에게는 자취방 구하는 건 턱없이 어려운 일이었다.


자취생의 이사&집 구하기의 서러움을 이제야 이해하게 되었다니.

이밖에도 독립을 하고서야 비로소 깨달은 게 너무 많다.

자취를 준비하면서 겪은 서러움과 깨달음은 다음 편에서 계속 적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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