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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수돌 Oct 02. 2020

사회초년생을 위한 월셋집 구하기

첫 독립, 어렵지 않도록 Tip을 소개합니다. 

전세가 아닌 월세도 나쁘지 않습니다. 


처음 집을 구하러 다닐 때만 해도 부동산 사장님들께선 하나같이 전세를 구하라고 하셨었다. 전세대출 이율은 낮으니 허공에 뿌리는 돈인 "월세"보다는 매월 이자를 갚아나가는 "전세"가 낫다는 것이 그분들의 설명이었다. 당시 나도 전셋집을 구하는 것에 마음을 기울이고 있었다. 


그러나 발품 팔며 돌아다녀보니 전셋집을 구하는 일은 월셋집을 찾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첫 독립인만큼 안전한 오피스텔에서 살고 싶었는데, 갭 투자로 구매한 임대인들이 많아 100% 신뢰할 수가 없었다. 보증보험을 통해 전세자금을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전세사기"를 백만 번 검색해본 나 같은 소심쟁이는 결국 은행에 빚을 지지 않는 선에서 덜 위험한 방법을 택했다. 바로 월세 계약이었다.

출처 : 다음 "전세사기" 검색 화면 캡처(무수히 많은 연관검색어들... 내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생각해 무서웠다.)


사회초년생에게 추천하는 집 구하기 방법


전셋집보다 월셋집이 구하기 쉽다고 한들, 많은 고민이 필요한 것은 똑같았다. 어떤 동네에 살지 결정해야 했고, 보증금이나 월세 시세도 충분히 알아봐야 했다. 마음에 드는 매물을 찾았을 때 빠르게 결정해야 했던 것도 힘든 일중에 하나였다. 모름지기 결정이란 충분히 고민한 끝에 심사숙고하여 내려야 하는데, 내 눈에 좋아 보이는 집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좋아 보이기 때문에 경쟁자가 너무나 많은 것이 문제였다. 


"구해줘 홈즈"처럼 딱 내게 맞는 집들 중에서 고르기만 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지금부터 월셋집을 구하기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고생했던 경험을 몇 자 적어보려 한다. 

출처 : 구해줘 홈즈 메인(https://bit.ly/30pw0Ur, 이번 월세 계약이 끝나면 구해줘 홈즈에 의뢰해볼 예정이다.)

01. 매물 찾기


내겐 어떤 동네에서 살지 결정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나만의 거주조건"을 작성해 이에 충족하는 곳을 거주지 후보에 올려놓기로 결정했었다. 당시 내가 정했던 조건은 아래와 같다. 


[거주 조건]

회사에서 걸어서 30분 이내의 거리로, 출퇴근길에 대중교통이 필요 없어야 한다. 

치안이 좋은 동네여야 하며 최대한 큰 길가에 위치한 오피스텔 or빌라여야 한다.

이왕이면, 주위에 문화시설 or 체육시설이 있으면 금상첨화!


당시 선택지는 이대역/숙대입구역/효창공원역/공덕역/마포역으로 크게 다섯 군데였다. 후보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대나 숙대는 대학교 주변으로 시끄러울 수 있으므로 효창공원역, 공덕역, 마포역을 중심으로 비교적 조용한 동네에 집을 구하리라 결정했다. 


월셋집을 구할 동네가 정해졌으면 이제 매물을 찾아야 한다. 매물을 찾기 위해 내가 선택한 방법은 다음 세 가지였다. 


[매물 찾는 방법]

1. 직방/다방/피터팬의 방 구하기를 통해 월셋집을 검색하기

2. 대학교 커뮤니티와 에브리타임(학교별 강의시간&커뮤니티 플랫폼) 자취/하숙 관련 게시판에서 찾기

3. 카카오맵으로 거주 후보지(효창공원역/마포역/공덕역)에 있는 부동산을 검색하여 가장 평점이 높은 곳부터 순서대로 방문해 사장님들을 만나 직접 묻기


시간이 많지 않은 직장인이었던 나는 1번  "직방"을 애용했지만, 매물에 대한 정보는 100% 신뢰할 수 없었다. 계약이 체결된 허위매물들이 많았으므로 "직방"을 통해선 후보지였던 효창공원역/마포역/공덕역의 오피스텔/빌라 시세만 확인한 후 3번처럼 부동산 사장님과 만나 모든 매물을 직접 보러 다녔다. 동시에 2번처럼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자취방 관련 게시판을 통해 믿고 걸러야 할 매물이나 부동산을 찾는 작업을 진행했다. 

출처 : 직방 메인(https://bit.ly/3cQB09q)

02. 계약하기


한 달 동안 대략 20~30 곳 정도 매물을 보러 다닌 결과, 마음에 드는 오피스텔을 구할 수 있었다. 법인이 운영하기 때문에 보증보험에 들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다행히도 [서울시 보증금 소액 변제] 제도를 통해 보호받을 수 있어(소액임차인 범위: 서울특별시 기준 1억 1천만 원 이하/ 우선 변제금액: 최대 3천7백만 원) 걱정을 덜 수 있었다.(자세한 내용 : https://bit.ly/2EXfSC4 / 다만 선순위 대출(채무) 날짜(저당권 설정일), 다가구주택 최우선 변제금 제한도 고려해야 한다.)


공덕역 근방에서 인기 있는 오피스텔이었기에 계약 전 의사표시를 위해 50만 원 정도 가계약금을 걸었다. 이후 부동산을 통해 임대인과 일정을 조율해 계약을 진행하였고 계약일에 보증금의 10%를 계약금으로 건넸다. 계약일에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계약 후 바로 주민센터에 들려 이에 대한 절차를 진행했다. 확정일자를 받아야만 법적 대항력을 가질 수 있지만 안심하기엔 금물. 나는 계약일부터 잔금 치르는 날까지 부동산에 [등기부등본]을 요청해 근저당권이 설정되어있는지 계속해서 확인했다. 


계약일과 마찬가지로 잔금을 치른 날 당일 주민센터로 달려가 바로 [전입신고]를 하였다. 이처럼 혹시라도 나중에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최대한 방어하고자 확정일자를 받거나 전입신고하는 것을 "절대" 미루면 안 된다. 


또한, 이전 세입자는 이미 방을 뺀 상태였으므로 잔금 치른 날, 부동산 사장님, 임대인과 함께 현재 집 상태를 확인했다. 지금 발견한 모든 하자는 내게 원상복귀 책임이 없다는 내용으로 합의하였다. 이후 임대인과 마찰을 빚지 않기 위해선 반드시 이처럼 하자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출처 : 내 사진첩(잔금 치르기 전, 저런 세월의 흔적들도 모두 찾아내 내게 원상복귀 책임이 없음을 확인받았다.)

[부동산 계약 관련 Tip]

1. 매물지에 있는 부동산과 직접 거래하는 것이 좋다. 

오피스텔의 경우엔 1층이나 그 주변의 부동산이 이에 해당하는데, 내 경우엔 조금 멀리 떨어진 부동산과 거래하다 보니 매물지에 있는 부동산과 연계하여 계약해야 했다. 이 경우엔 복비도 깎기 어렵고, 부동산 2개를 끼고 계약을 진행하다 보니 일정을 잡거나 계약내용을 수정하는 데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2. 복비는 상한 요율 이하로 내야 하며, 얼마든지 부동산과 협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복비(부동산 중개수수료) "상한 요율"이 0.4%였다. (보증금+(월세*100))*0.04%가 복비인데, 앞서 이야기했듯이 "상한 요율"이기 때문에 부동산과 충분히 조율할 수 있다. 여기에 부가세가 붙으며 현금영수증이 가능하니 이를 꼭 요청해야 한다. 부동산 사장님이 워낙 매물 찾는 것을 도와주기도 했고 집주인분을 설득해 월세를 깎아주었기 때문에 복비는 깎지 않았었다. 그러나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복비를 바가지 쓴 경험들이 있었다. 요즘에는 휴대폰에 [복비 계산기] 어플이 잘 나와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것도 추천한다. 


3. 원하는 사항은 표준임대차계약서에 [특약]으로 반드시 넣어야 한다. 

계약일에 구두로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법적 효력이 없다. 따라서 원하는 바가 있으면 무조건 계약일에 "특약사항"으로 계약서에 포함시켜야 한다. 기본적으로 "임대인"이 요청하는 특약사항은 아래와 같다. 

임차인은 기간 만료 전 임차인의 사정으로 인한 중도 퇴실 시에는 부동산 수수료를 부담하기로 한다. 임대차 기간 중 고의 과실로 인한 시설물 파손 시에는 임차인은 원상복구 하기로 한다. (단 자연 마모 제외)

이때 고의 과실 여부는 전문 기사님의 의견에 따른다. 

임차인은 애완동물은 키우지 않기로 한다.(=집주인분이 애완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임차인으로서"아래와 같이 원하는 내용을 특약사항에 포함시킬 것을 추천한다. 

임대인은 임대차기간 만료 시 다음 세입자의 유무와 상관없이 즉시 반환한다. (혹시나 보증금을 늦게 돌려받게 될 경우를 방지하고자 기재해야 한다.)

임차인은 원하는 대로 리모델링하며 임대인은 원상복구를 요구하지 않는다. (가끔 집 내부 수리 후 임대인이 원상 복귀하고 나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03. 이사하기(Feat. 집 꾸미기)


이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모든 가구를 새로 사야 했기 때문에 앞이 캄캄했었다. 그때 시간 낭비를 덜어주었던 것이 [오늘의 집] 어플이었다. 오늘의 집 어플에서 내가 가장 애용한 것은 "집들이""스토어" 메뉴였다. "집들이"를 통해 나와 비슷한 평수의 오피스텔에 사는 1인 가구들이 어떻게 집을 꾸몄는지 참고할 수 있어 가구 구매 시 많은 도움이 되었었다. 또한, 구매하기로 마음먹은 가구나 생활용품을 스토어에서 시중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었다. 다만 최저가가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네이버에 검색해보고 최저가를 확인해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출처 : 오늘의 집 어플(집들이, 스토어홈 화면)


매트리스나 이불은 이삿날에 맞춰 배송 주문하였고, 나머지 가구들은 이삿날 번잡스러울 수 있으므로 1~2일 정도 여유를 두고 배송 오게끔 주문했다. 그럼에도 가구를 조립하고 정리하느라 이사 후 정신없는 일주일을 보내야 했다. 

출처 : 내 사진첩(택배박스가 너무 많아 하루에 한 번씩 분리수거를 해야 했었다.)

이삿날에는 앞서 이야기했던 것과 같이 다른 무엇보다도 [전입신고]가 가장 중요하다. 보통 거주지 변경 후 14일 이내 해야 한다지만 빠를수록 좋다. 따라서 미루지 않고 이사 후 당일에 바로 신분증과 도장을 들고 주민센터에 방문하여 전입신고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도 가능하다). 전입신고를 해야만 집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우선변제를 받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 참조 : https://bit.ly/3jmXNwf)

전입신고를 모두 마쳤다면 이사는 거의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딱 한 가지, 이전 세입자가 계약만료일까지 관리비나 가스비를 완납하고 갔는지 확인하는 것이 남았다. 만약 이전 세입자가 놓친 부분이 있다면 부동산을 통해 이를 바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 


바쁘게 살다 보면 내는 것조차 잊어 연체될 수 있으므로, 월세/관리비/가스비는 모두 자동이체를 신청하는 것이 편리하다. 보통 신용카드 회사들이 관리비나 가스비, 전기세 등을 자동 이체할 경우 할인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에 신청 전 이 부분을 살펴보는 것을 추천한다. 




끝 마치며


처음 집을 구하러 다닐 때만 해도 소위 "현타"를 느껴야 했었다. 그동안 모아놓은 돈이 생각보다 적었음에, 이 돈으로 서울 하늘 아래에서 살 수 있는 집에는 한계가 있음에 한숨부터 나왔었다. 게다가 사회초년생인 만큼 월세나 생활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앞섰었다. 


그럼에도 독립하기로 결정하기까지 3년의 시간이 걸린 만큼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 고생 끝에 결국 내게 꼭 맞는 집을 찾을 수 있었고, 생활비가 늘어난 대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며 내게 집중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독립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포기하지 마시길 당부드린다. 자신에게 안성맞춤인 집을 찾으실 수 있길, 그 집을 통해 더 큰 행복을 느끼실 수 있길 바라본다. 


[같이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https://brunch.co.kr/@soodolnam/86

https://brunch.co.kr/@soodolnam/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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