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純粹)와 선(善)이 만나면.

by 빛날

좋아하고 애장 하는 그림책이 몇 권 있습니다.

사라 스튜어트가 글을 쓰고 데이비드 스몰이 그림을 그린 「리디아의 정원」이 그중 하나입니다. 주인공 리디아는 빨간 머리 앤과 버금가는 나의 롤 모델이고요.

처음에는 편지 형태의 이야기라 내용도 그림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편지 형식의 글을 제가 딱히 좋아하지는 않아서요.) 독서심리 수업을 들으면서 만난 책이었는데 숙제로 후다닥 읽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업 중 동기들과 나눔을 하면서 책이 다시 눈에 들어왔고 시간이 지나고 다시 읽어도 기분 좋은 책이 되었습니다.

소녀 리디아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외삼촌 집으로 보내지게 됩니다. 집을 떠나기 전 외삼촌에게 쓴 편지에 ‘작지만 힘이 세다.’는 말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지금 다시 읽으니 리디아는 정말 자신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지만 힘이 세서 스스로 빛나는 소녀.


이 책에서 그림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삼촌을 만나기 위해 도착한 역에 홀로 있는 장면에서부터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변화를 확실히 볼 수 있습니다. 밝음과 어둠. 따뜻함과 차가운 공기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외삼촌의 빵집에서 일하며 꽃 씨앗을 가져와 화분에 심습니다. 꽃을 피웁니다. 잘 웃지 않는 고마운 외삼촌을 위해 옥상에 거대 꽃밭까지 만들어 냅니다. 외삼촌은 화답으로 리디아가 한 번도 보지 못한 꽃으로 뒤덮인 케이크를 만들어 줍니다.

꽃을 보고 아름답다고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있습디다.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 삶이 팍팍하고 힘들어서 그만큼 경직되어 살았다는 말일 겁니다.


리디아는 자신은 물론 주변을 밝게 만듭니다. 사람을 웃게 만듭니다. 그 원천은 순수와 선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착하다는 것과 선함은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착하다고 다 선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착하지만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선하다’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면에서 리디아는 내면의 힘이 센 아이가 분명합니다. 스스로를 사랑해서 빛을 내고 그 빛이 흘러나와 주변을 밝게 하니까요.

순수함과 선함이 만나 긍정의 사고를 하고 사랑으로 결실을 맺는 사람. 리디아가 딱 그렇습니다.


리디아처럼 가는 곳마다 빛을 내고 밝음을 전하고 긍정의 기운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빨간 머리 앤처럼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하며 예의를 아는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그래서 나를 더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나를 더 믿어 주기로 했습니다.

지구에 사는 우리 모두가 그렇게 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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