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가는 인연은 펜션에 머물다 가신 손님들, 강에서 건져 올린 물고기(펜션 안 수족관), 마트, 장날에서 만나는 인연이고요.
사물(무생물)과 인연도 있습니다. 시골에 이사 와서 새롭게 만난 친구들입니다. 호미와 농기구, 꽃밭에 물 주는 기다란 호수 꽃가위, 카페 책상, 아주 편안한 의자 등은 늘 함께 하고 있습니다.
스쳐가는 인연, 일상을 공유하는 인연 모두 감사합니다. 불편한 것도 있지만 필요해서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경험을 많이 할수록 능력치가 상승되지 않겠습니까?
시골에서 삶이 아름답고 평화로움도 있지만 이면에는 숨은 노력이 있습니다.
펜션에서 사장님이 바쁘시면 청소 아르바이트를 할 때가 있습니다.
더운 날 청소를 한다고 움직이면 옷에 땀이 다 젖어 있습니다. 볕이 좋은 날 이불을 널고 있으면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쉽기만 한 건 아닙니다.
볕이 좋은 날.
꽃이 예쁘지만 잡초는 무성하게 자라고 창을 통해 아름다운 경치에 감탄하지만 거미도 열심히 테라스에서 자기 일을 합니다. 농작물이 잘 자라 수확을 하면 흐뭇하지만 개미란 녀석에게 물리면 진짜 아픕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흙속에 기어 다니는 벌레, 날아다니는 벌레 모두 인연입니다.
익어가고 새롭게 피어나고.
불교에서 인연에 대해 '인'은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힘이고, '연'은 그를 돕는 외적이고 간접적인 힘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