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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Jul 22. 2024

펜션의 여름, 휴가 그리고 손님.

아는 사람만 오는 펜션.

지리산 자락에 평소와 다른 흐름이 감지됩니다.

퇴근하면서 들른 마트에 사람들이 북적북적합니다. 평소와 다른 공기입니다. 외부 사람들이 많이 보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 화려한 색의 탱크톱을 입은 젊은 여자분도 있습니다. (시골로 이사 오고 처음 보았기에.....) 농기구와 잡화, 철물점을 같이 하는 만물상회에는 물놀이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름휴가가 시작되었습니다.


경호강 하류에서 지리산 산악관광센터 방향으로 가는 중간 어디쯤이 출퇴근 길입니다.

산과 강을 따라 운전을 합니다. 여행길입니다. 그 길에는 5일장이 열리는 덕산과 시천 시장이 있습니다.

지리산이 위치한 곳이라 농사와 함께 펜션을 운영하시는 주민들이 있습니다. 지리산 펜션 지구에 사시는 마을 분의 말씀이 요즘 주말마다 방 예약이 많이 늘어나 바쁘다고 하십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이 펜션이니 손님이 옵니다. 장기 거주하는 입주민 말고요. 여행 오신 손님들이 있습니다.

주말에 한 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습니다.

방이 큽니다. 보통 동호회나 가족 전체 모임을 하시는 분들이 옵니다. 겨울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는데 봄부터 드문드문 입실이 됩니다.

겨울에 이사 와서 사장님께 여쭤본 적 있습니다.

"펜션인데 손님이 너무 없는 게 아닙니까?"

"여름휴가철에는 마당에 차로 가득합니다."

 펜션이라 함은 손님이 있어야 그 역할을 하는 건데 여름이라도 손님이 와서 다행이라는 마음입니다. 한편으로는 낯선 외부인이 들어오면 시끄럽고 불편하다는 생각에 여름이 되면 주말마다 다른 곳으로 피신해야겠다는 고민도 잠시 했습니다.


펜션 사장님의 본업이 따로 있습니다. 바쁘십니다. 일주일에 며칠은 본업에 집중하시고 며칠은 펜션에 오셔서 주변 정리와 관리를 열심히 하십니다. 그리고 꼭 시간을 만들어 강태공으로 변신합니다. 이곳에서 가장 행복 충만한 시간이 아닐까 싶은데요. 가끔 오시는 손님 중에는 사장님과 비슷한 취미를 가지신 분이 오십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라고 할까요? 낚시를 좋아하시니 손님분께 도움도 드립니다. 물고기 잘 낚는 방법요. 같이 낚시도 하시고요.

수선사

우리 펜션은 위치가 참 좋습니다. 산청군에서 정원이 아름답다고 소문난 절 '수선사', 동의보감촌, 예담촌, 성철 스님 생가, 경호강 래프팅, 지리산등이  차로 30~10분 거리 안에 있습니다. 아름답고 유명한 카페, '가성비 갑'인 목욕탕과 영화관, 식당은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습니다.


방 밖으로 보이는 풍경, 무인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바라보는 창 밖 풍경, 파란 하늘, 참새, 오리, 까마귀, 이름 모를 작은 새소리, 매미, 바람 불면 대나무 스치는 소리, 어둠이 내려앉으면 둥근달, 별 말로 표현 안 되는 자연을 눈에 담습니다. 조용하고 평화로우니 자연에 흠뻑 취할 수 있습니다.


여름휴가가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펜션은 아시는 분들, 오셨던 분들만 오는 펜션입니다.

예약이 들어와도 사장님께서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되기도 하고 취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십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많은 여러 종류의 숙소가 생기고 온라인 광고에 묻혀 여름휴가가 시작되었는데 큰 변화가 없습니다. 조용히 지내고 싶은 입주자의 마음을 아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낚시를 맘껏 즐기고 싶은 사장님께 진짜 휴가를 주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설레는 여름휴가철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상이 고요하고 평화로운 자연친화적인 곳입니다.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하고, 조용하고 평화로운 '쉼'이 필요한 싶은 분이 계시면 오셔서 이 공간을 누리면 좋습니다. 저처럼 입주민으로 오면 그것 또한 좋습니다. 입주자 대표님이 훌륭하신 분입니다. 함께 입주민 회의를 하면 재미있겠습니다. 이건 입주민인 저의 바람이고요. 하하하하

사장님은 낚시를 좋아하시는 손님을 우주 공간에서 끌어당기고 있을 있습니다.

누구의 기도에 응답할까요?  

어둠이 내려앉으면  빛이 비춰주고 어설픈 농부에게 참외는 얼굴을 내밀어 줍니다.

어떠한 결과든 다 좋습니다. 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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