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 목요일.
날씨: 맑다가 내일이 되기 전 비가 주룩주룩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도시에 사는 엄마집에 갔다.
엄마가 사는 동네에 친구가 살고 있지만 바빠서 잘 만나지 못했는데
시간을 쪼깨고 나누고 비틀어 함께 하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보랏빛을 품은 친구는 꽃과 같이 예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하다가 깜깜해진 찻집 밖으로 나왔다.
비가 주르륵주르륵
언제부터 내린 걸까?
'똑딱'
춥다고 담요를 쓰고 있던 그녀는 똑딱이 망토를 벗더니
나의 걸음을 멈춰 세운다.
얼굴을 잡고 머리에 두건처럼 망토를 씌워준다.
'똑딱. 똑딱. 똑딱. 똑딱'
똑딱이 단추를 채워주면서
"언니, 나는 집이 요 앞이니까. 언니는 담요 쓰고 가"
"이거 네가 좋아하는 담요잖아."
"사무실에 많아. 선물이야!"
톡톡 튀고 밝은 목소리로 말하는 친구를 보면서
마법에 걸린 듯
고맙다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동화 속 빨간 두건을 쓴 소녀가 된 기분으로
어두운 빗속을 걸어 늑대는 만나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들어왔다.
두근....
포근한 사랑이 담요에 묻혀 있었다.
이런 건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과 눈빛 교환하는 장면인 듯 하지만....
사랑 품은 담요를 볼 때마다 그날의 느낌이 전달됩니다.
세명의 아이를 키우는 사랑이 많은 그녀는 철이 없고 나이 많은 친구인 저를 만날 때마다 맛있는 밥을 차려주고 함께 나눕니다. 어쩌면 저도 돌봄의 대상이 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