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중반, 회사를 그만두고 몇 년만에 다시 색연필을 잡아보다..
이전 편(작가되기#1)에서 얘기했듯이 나는 휴직을 하고 문화센터에서 보태니컬아트(botanical art, 보타니컬아트)를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6개월 정도를 배우고 다시 회사에 복귀를 하는 바람에 더 이상은 배울 수가 없었고, 혼자 취미로 그려야지.. 했지만 현실은 그렇게 되지 않았다.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간뿐만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그림을 손에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
그렇게 복직 후 4년 후인 작년(2016년)에 나는 결국 회사를 그만두었는데 가발을 쓰게 될 정도로 극심한 원형탈모가 큰 이유였다. 좀 쉬자..
우연하게도 회사로 복귀할 당시 문화센터 선생님도 대학교 정규과정만 전념하신다고 문화센터에서는 더 이상 강의를 하지 않으셨고 그 해에 선생님은 보태니컬아트를 하시는 동생분과 함께 책을 출간하셨는데, 아래 그림은 회사를 그만 둘 무렵 선생님의 책에서 보고 그렸던 모사 그림이다.
책 속의 많은 작품들 중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이 그림이 바로 문화센터에서 보태니컬아트에 내 마음을 빼앗기게 한 옆자리 수강생이 그리고 있었던 그 그림이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풍경스케치 반이었고 같은 선생님께 배우고 있었다.) 당시 선생님은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을 교본으로 사용하곤 하셨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 이 그림은 1년 정도 배운 수강생들이 그리고 있었던 것 같다.
3년 만에 잡아보는 색연필이라 어색하고 생각대로 잘 안 그려졌지만 그리다 보니 손에 익은 기법이 생각나기도 하고.. 다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잠깐 가졌지만, 퇴직 후 급선무인 원형탈모를 치료하는 게 먼저였고 전두탈모까지 간 심각한 상태에서 가발까지 쓰고 뭘 하나 싶어 모든 생각을 접고 병원(한의원)과 집만 왔다 갔다 하는 나날을 보냈다.
'보태니컬아트 작가 되기' 매거진이 어느새 저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네요.. 하하하
이후에는 보태니컬아트를 다시 시작하고 그림을 그리면서 달라진 삶에 대한 이야기와 빼놓을 수 없는 나만의 그림(창작) 이야기를 계속 해나가려고 합니다. 애독 감사드립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