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실 May 10. 2019

동네꽃#19 꽃마리.. 봉오리가 돌돌 말려서 나와요.

색연필로 그린 보태니컬아트, 꽃마리

4월 중순이 되면 산에 들에, 그리고 동네 잔디에도 꽃마리가 가득하다. 너무 작아서 사진에 담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조금이라도 큰 꽃을 찾아 돌아다닌 끝에 그림에 담을 사진들을 찍을 수 있었다.

꽃마리 2019.4.23. 동네에서 촬영

너무 작아서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만한 아주 작은 꽃인데, 이 꽃을 아는 사람들은 작고 파란 이 어여쁜 꽃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나 작은지 크기를 보여주기 위해 꽃마리 줄기 윗부분을 잡고 찍어보았다. (꽃마리 꽃의 크기는 조금씩 다른데 이것보다 조금 큰 꽃도 있고 더 작은 꽃도 있다.)

아직 이 꽃을 모른다면 풀이 많이 나 있는 주변을 살펴보시길~! 7월까지는 계속 하늘색 꽃이 피어날 테니까..


여기서 잠깐~! 꽃마리의 확대판 같이 생긴 '참꽃마리'라는 꽃도 있다. 꽃마리보다는 크지만 작은 꽃이라서 꽃의 지름이 내 엄지손톱 만하다. (꽃마리도 꽃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지만 이렇게 크지는 않다.)  

참꽃마리. 2018.5.13. 동네에서 촬영

그림을 그리면서 알게 된 꽃마리의 큰 특징(참꽃마리와도 다른)이 있다. 바로 털북숭이라는 것이다. 꽃만 빼고 모두 털로 덮여있다. 줄기, 가지, 잎이 모두 그렇다. 그래서 이 털을 보고 나서 바로 이 그림은 색연필로 밖에 못 그리겠구나 했다. 수채물감으로 그린다면 채색을 다 하고 나서 나중에 과슈로 그 털을 하나하나 그려 넣어야 될 테니 말이다.


색연필 그림을 그릴 때에는 '철펜'이라는 편리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어서 털이나 흠집을 그릴 때에는 정말 딱이다. (작가되기#8 색연필 기법(3)-남겨놓고 그리기 참조)


채색에 들어가기 전에 주인공이 된 꽃을 먼저 소개한다. 워낙 작은 꽃이라 폰카메라로 최대한 크게 접사로 찍으려면 이렇게 일부분만 포커스가 맞게 된다. 그래서 왼쪽 사진과 오른쪽 사진을 각각 대상으로, 한 줄기에서 나온 두 개의 꽃줄기를 그림에 담았다.

접사로 찍은 두 개의 사진으로 그림을 그렸다. 2019.4.23. 동네에서 촬영.

원래는 뒤에 보이는 한 줄기를 더 넣어서 풍성하게 그리려고 이렇게 대강의 스케치를 해놓았었는데,

꽃마리 대강 스케치. 2019.4.30. by 까실 (종이에 연필)

그려놓고 보니 한 줄기만 넣는 것이 꽃의 특징을 더 잘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뒤의 줄기는 넣지 않기로 하고 이렇게 스케치를 마무리했다.

꽃마리 스케치. 2019.5.4. by 까실 (종이에 연필)

그리고 색연필로 채색 시작.. '꽃마리'는 꽃봉오리가 돌돌 말려 나오는 모양에서 비롯된 이름이라고 한다. 꽃봉오리가 꽃줄기 끝에서 돌돌 말려있다가 하나씩 펴지면서 가장자리에 있는 봉오리부터 꽃이 피는 모습이 신기하다. 마치 닭의 알에서 병아리가 나오는 듯한 느낌도 든다.

돌돌 말려 나오는  꽃봉오리를 그리는 모습 (철펜으로 사전 작업 후 색칠을 한다.)

꽃봉오리를 그린 후 꽃줄기에 예쁘게 달린 꽃들을 하나씩 그려나갔다.

그리고 잎들은 이렇게 초벌로 연두색으로 바탕색을 칠해놓고 (이것도 사전에 철펜 작업은 필수~)

한 잎 한 잎 색을 점점 쌓아 올려 마무리를 했다. 돌돌 말려 나오기 전 잎에 폭 파묻혀있는 콩알같이 생긴 봉오리들도 귀엽다.


이렇게 꽃마리 그림 완성~!!

꽃마리. 2019. 5. 9. by 까실 (280 X 280mm, 종이에 색연필)


'꽃마리'를 완성하고 나서 너무나 감개무량했다. 지난 2년 무리를 한 탓에 손목에 석회가 생기고 치료를 받고 있는 중에 완성한 올해 첫 '동네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브런치를 구독해주시는 분들께 내 그림을 한 동안 보여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스러웠는데 짐 하나를 덜어낸 느낌이고 글이 업데이트되지 않아도 구독을 해주신 많은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올해 지난 많은 날들 동안 그림을 그리지는 못했지만 올 여름에 나올 나의 책, 이 동네꽃 매거진을 바탕으로 쓴 200페이지가 넘는 책의 원고를 썼고 교정하고 디자인 검토 등을 하느라 나에게는 다시 못 올 것 같은 소중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책 출간 소식을 브런치 글로 전할 그날을 기대하면서~

매거진의 이전글 동네꽃#18 프렌치메리골드(만수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