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는 '매실나무'의 꽃을 부르는 별칭이다. 매실은 청매실, 홍매실, 황매실 등으로도 불리는데, 청매실과 홍매실은 서로 다른 종류의 매실나무열매이지만 황매실은 익은 열매를 부르는 통칭이다.
매실은 부르는 이름에 따라 그 용도나 맛이 조금씩 다르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그것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동네에서 발견되는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매화를 보고 궁금증이 생겨 알아보았다.
청매실(왼쪽)과 홍매실(오른쪽)이 열리는 매실나무 꽃의 서로 다른 모습(뒷모습). 2020년 3월에 동네에서 촬영.
위의 사진을 보면 둘 다 같은 흰색의 꽃잎이지만 꽃받침의 색이 서로 다르다. 앞모습을 봐도 꽃받침 색이 흰 꽃잎 사이로 비쳐 보여 꽃 가운데가 청매실 나무의 꽃은 연둣빛으로, 홍매실 나무의 꽃은 붉게 보인다.
청매실(왼쪽) 홍매실(오른쪽)이 열리는 매실나무 꽃의 서로 다른 모습(앞모습). 2020년 3월에 동네에서 촬영.
항상 그랬듯이 그림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나의 호기심을 채워준 식물 이야기를 먼저 공유하고 싶다. 이제 매화도 그냥 흰꽃으로 보이지만은 않겠죠?
올해 첫 동네 꽃 그림 매화는 작업을 서둘러 시작했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2월 중순부터 사진을 고르고 구상 스케치를 해보며 그림을 준비했다.
2021.2.16. 매화 구상 스케치
2021.2.20. 색연필로 아웃라인을 그린 후 꽃의 암술과 수술을 먼저 채색하는 중이다. 사진은 작년에 동네에서 찍어놓은 매화 사진에서 그릴 부분만 빼고 배경을 지운 것이다.
꽃은 암술과 수술을 가장 먼저 색칠하고, 그다음에 흰 꽃잎, 봉오리 순으로 채색을 해나갔다. 흰 꽃을 그려본 경험이 많지 않아서 조심조심 작업을 했고 회색 색연필은 잘 못 사용하면 지저분해 보일 수 있어서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그리고 꽃잎과 암수술 부분은 돋보기안경을 쓰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는 수준이어서 한 시간만 작업해도 어지럼증이 생겨서 고생을 하기도 했다.
색연필로 매화를 그리고 있는 모습. 2021.2.25.
꽃 부분을 다 그린 후에는 마음 편히 나뭇가지를 그려나갔다. 나뭇가지는 돋보기안경도 필요 없고 진한 색들을 사용하니 부담 없이 슥슥 진도를 나갔는데 의외로 나무의 결과 홈들이 섬세하고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아서 색칠하는 맛이 있었다. 나무를 이렇게 디테일하게 그려본 적이 없어서 그랬을지 모른다. 역시 새로운 작업은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매실나무의 나뭇가지를 그리는 중. 2021.2.26~27
내가 이렇게 집에서 열심히 매화를 그리고 있는 동안 바깥에서는 진짜 매화가 피어나고 있었다. 2월 24일에는막 피기 시작한 매화 한 송이를 발견했고, 28일에는 활짝 핀 매화를 꽤 많이 볼 수 있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동네 꽃 중에 매화가 1등이었고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봄을 간절히 바란 덕인지 작년보다 더 빨리 꽃을 볼 수 있었다.
활짝 핀 매화. 2021.2.28. 올해 동네에서
실제로 매화를 보고 나니 더 힘이 났고 생각보다 빠른3월 초 이른 봄날에우리 집에도매화가 활짝 피어났다.
매화(매실나무 꽃). 2021. 3. 4. by 까실 (270 X 360mm, 종이에 색연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