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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실 Mar 24. 2023

동네꽃#47 산수유.. 구례에 천년 된 시목이 있어요.

보태니컬아트, 산수유

산수유는 우리 동네에서 매화 다음으로 꽃이 일찍 피는 꽃나무다. 매화는 2년 전에 이미 그렸고, 올해의 첫 그림은 산수유로~!

동네에 활짝 핀 산수유 꽃. 2023.3.22

"산수유 꽃"하면 떠오르는 지역이 있다. 바로 전남 구례다. 3월이 되면 노란 산수유 꽃으로 뒤덮이는 구례 산동면에서는 그래서 매년 산수유 꽃 축제가 열리는데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2019년 이후 3년 만 올해 2023년 3월 11일~19일까지 축제가 열렸다고 한다. 와~ 포스터만 봐도 입이 쩍 벌어진다.

2023 구례 산수유 꽃 축제 포스터. 출처 : 구례공식블로그 https://blog.naver.com/guryestory

알고 보니 산수유는 중국에서 건너온 나무다. 구례군 산동면 계척마을에 있는 산수유 시목(첫 나무)천 년이 넘는 세월을 그 자리를 지키며 지금도 봄마다 아름답게 꽃을 피우고 있다고 하는데, 그 나무는 당나라 시대 중국 산둥성에서 한 처녀가 구례 산동으로 시집을 오면서 가져와 심은 것이라고 전해진다. 산수유 꽃말이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가 된 이유도 그것이라고.. 구례에 선배 언니가 집을 짓고 살고 있어서 작년 여름에 다녀왔는데 구례에 다시 가게 되면 꼭 3월에 가야겠다. 그리고 산수유 시목지에 찾아가서 그 나무를 보고 싶다.

(아래 사진은 글 발행 후, 구례에서 선배 언니가 직접 찍어서 보내주신 사진이다. 고마워요. 언니. 최고예요!!)

산수유 시목(첫 나무). 2023.3.26. 전남 구례군 산동면 계천리(계척마을)에서 선배 언니가 촬영

참, 산수유는 꽃도 예쁘지만 열매가 유명하니 열매 이야기도 하고 가면, 산수유 꽃이 많은 구례이니 당연히 산수유 열매도 많이 나온다. 구례에서 전국 생산량의 70%가 생산된다고 하는 산수유 열매는 10~11월에 수확해서 산수유차나 산수유주로 만들어 먹으며 혈관, 뼈, 눈, 청력에 좋고 정력과 갱년기에도 좋다고 한다. 물론 복용법을 잘 지켜서 먹고 부작용에 유의해야 한다.

빨간 열매가 달린 산수유. 2020.10.4. 동네에서 촬영

사실은 빨간 산수유 열매가 너무 예뻐서 가을에 산수유 그림을 그릴까도 고민했지만, 결국 꽃을 포기하기 아까워서 비록 열매는 쪼글쪼글하지만 꽃과 열매가 모두 있는 산수유 사진을 골라 작업을 했다.

산수유. 2021.3.7. 동네에서 촬영

위의 두 장의 사진이 똑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포커싱이 서로 다르다. 사진을 찍다 보면 포커싱이 내가 원하는 피사체 전체를 커버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고 싶을 정도로 괜찮은 구도라고 생각되면 각각 포커스를 다르게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놓는다. 세밀화는 사진이 다한다. 사진이 좋아야 그림도 좋다.

산수유 그림 밑색 작업 후. 2023.3.10

밑색 작업은 아웃라인 작업을 해놓은 연필 선을 지우면서 옅게 색을 올리는데, 이렇게 하면 흑연으로 종이가 지저분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어떤 색을 사용할 지도 정하고 색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도 체크할 수 있고, 그림이 완성된 후의 모습을 미리 짐작해 볼 수 있어서 좋다. 이렇게 밑색 작업이 끝나면 마음이 편하고 반은 그린 것 같은 느낌이다. 이후에는 왼쪽->오른쪽, 위->아래 순서로 부분 부분을 세밀하게 색을 올려간다. (색을 계속 쌓아 올려야 하기 때문에 "칠한다" 보다는 "올린다"가 잘 어울린다.)

산수유 그림 밑색 작업 후 세밀하게 색을 올려가는 모습. 2023.3.13 ~ 2023.3.14


작업 간은 작업일로는 12일, 거의 매일 2시간 정도 작업했으니 총 25시간 정도 걸, 항상 표현이 어렵다고 투덜대는 노란색 꽃이지만 작아서 디테일은 생략했고, 나뭇가지 묘사는 재미있게 작업을 해서 작업이 들게 느껴졌다. 쩌면 전체적인 그림의 양 많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면서 작업양이 많은 그림은 기피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다. 목, 어깨, 손가락아 힘내자!!


산수유. 2023.3.22. by 까실 (279 X 356mm, 종이에 색연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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