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무렵 콜이 살던 동네에는 카페가 한 곳 뿐이었다. 이 카페라는 곳도 저녁에는 술집으로 바뀌는 애매한 곳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오후에 콜이 카페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사람들은 동물원의 기린을 보듯이 그를 쳐다보고 갔다. 그 마을에는 미래가 없었다. 하루종일 술을 마시는 사람, 아무렇지 않게 약을 하는 사람, 영원히 쓰이지 않을 학위를 따러 오는 대학생들이 모여 이루어진 마을이었다. 룸메이트A는 그곳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콜은 거의 매일 그 카페에 갔기 때문에 그녀와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고, 그녀의 남자친구와도 아는 사이가 되었다.
콜이 A의 룸메이트가 된 것은 그녀의 남자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였다. 어느 날 A와 남자친구는 심한 말다툼을 했고, 남자친구는 크게 화가 난 채로 그의 강아지를 차에 태우고 집을 나갔다. 차는 전봇대를 들이받았고 그는 자리에서 즉사했다. 목숨을 건진 강아지는 한참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4명이서 함께 지내던 집에서 한 사람이 떠나게 되었고, 콜은 그 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콜은 매일 A가 베개에다 남자친구의 옷을 씌워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녀는 가끔 울기도 했다. A는 매일 병원에 가서 강아지를 보고 온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콜은 그 이후로 강아지를 본 적이 없다.
둘은 종종 어울려 놀았다. 어느 날 A가 운전하는 차로 모래 언덕을 지나고 있는데 차가 심하게 흔들렸다. 장난이라고 하기엔 더 이상 재미있지 않은 수준으로 차가 미친듯이 요동치고 있었다. 고개를 돌려 보니 A가 잠들어 있었다. A는 고도 비만으로 몸집이 매우 컸는데, 가끔 몸 속에서 산소가 차단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잠에 들어버리는 것이었다. 다시 눈을 뜬 A가 콜을 보더니 멋쩍은지 미친듯이 웃었다. 콜은 다시는 A의 차에 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