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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nza Mar 22. 2024

퍼스트스텝 I

몰랐기에 걸을 수 있었던 한 걸음이었음을

갤러리카페에서 갤러리에 더 집중하기로 한 우리는 앞서간 사람들 찾아보려 다양한 방법으로 다가갔다. 전화를 해서 물어보기도 하고, 직접 만나서 얘기를 듣기도 했다. 하지만 형태나 구조적인 부분을 볼 때에는 '갤러리'는 공간 산업 중 하나였다. 공간을 사용자에게 공유한다. 다른 공유공간 사업과 다른 점은 예술을 다루고, 소품샵이나 편집샵처럼 입점 후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이었다. 


갤러리의 기본 구조

- 공간을 사용자에게 일정 비용을 받아 렌탈.
- 렌탈 기간 동안 입점된 상품을 대행 판매.
- 사용자에게 일정비용을 받아 아트페어 참가.


공간사업으로 보면 사실 공유사무실이나 공유주방, 공유작업실, 파티룸 등의 구조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간과했던 점이 있었는데, 이 갤러리 시장은 벽이 매우 높았다는 점이다. 당시 갤러리는 인사동, 청담동 쪽에 주로 몰려 있었는데, 갤러리 사용자들은 높은 비용을 부담하고 해당 지역에서 전시를 해야 큰 시장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갤러리 렌탈비용이 7일에 최소 150만원~200만원 이상을 사용자가 부담하고, 입점하여 판매하는 작품 판매수수료는 50%로 책정되는 불합리한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곤 했다. 백화점이나 편집샵 대행판매 수수료가 15~25%정도로 책정되는 것을 볼 때, 매우 불리한 조건임은 분명했다. 사용자는 고객임에도 공간에게 갑질을 당하는 이상한 상황도 발생했다. 


단순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무모했다. 나는 무슨 생각인지 이런 구조를 바꾸고 싶었고 동행하는 파트너에게 책임과 부담을 같이 지는 선택을 했다. 기존의 갤러리 렌탈 비용은 '무료'로 진행했고, 전시 경험이 없거나 전시가 필요한 이들에게 공간을 기꺼이 내어줬다. 그렇게 나는 나의 퍼스트스텝을 내디뎠고, 2500만원의 적자를 그대로 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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