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의 해피엔딩

by 숨 쉬는 방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2주라는 시간이 어떤 날은 느리게 또 어떤 날은 빠르게 흘러갔다.

모든 것은 이 결과에 달려 있다.

전이여부를 알 수 있고 치료 계획이 세워진다.


오늘 집을 나서는데 눈이 내렸다.

병원 출발 전부터 포근하게 내리는 눈이 왠지 모르게 좋은 징조 같았다.

동네 병원에서 처음으로 암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안되는데, 지금은 안되는데'

억울함 보다는 밀려오는 가족들에 대한 걱정이 더 컸다.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첫 진단부터 최종 진단까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그야말로 상상 속에서 천국과 지옥을 맛봤다.

가족 중 아픈 사람이 생기면 가족 전체가 흔들린다.


진료실에서 상피내암을 진단받았고, 이것은 0기라고 볼 수 있는 초기암이다. 추가 치료가 더 이상 필요 없다.

꿈 같이 그리던 말을 듣게 되었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안도의 숨을 쉬며 남편에게 말했다.

"우리 오늘 데이트하자!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자!"

말은 안 해도 맘고생이 누구보다 심했을 남편이다.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감사하고, 이 시간이 얼마나 행복한 순간인지 기억하고 기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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