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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niday Jan 12. 2024

완벽하지 않은 계획

마모되는 마케터_231219작성 글

―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은 가지고 있다, 처 맞기 전까진.

Everybody has a plan until they get punched in the mouth.
-Michael Gerard Tyson (마이클 제라드 타이슨)-


이전 글이 계획에 관련된 것이었는데 그 다음글은 '계획은 항상 완벽하지 않다' 라니, 사실인걸 어떡하나?

위 문장은 무하마드 알리와 함께 복싱의 아이콘으로 등록된 미국 헤비급 복싱선수 마이클이 한 말이다.

여기서는 그의 엄청난 자신감을 보여주는 워딩인데,

지금 나는 처 맞은 입장이라서 그런가 꽤나 뼈아픈걸.

이번 글은 나의 계획이 무참히 빠그러진 이야기이다.


본래 24년 계획은 부업을 병행하며 돈 잘 주는 회사에서 7월까지 일하며 재정적으로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너무 목표가 평소와 다르게 심플했나 보다.
디테일하지 못한 것을 채우려는 심사였는지 내 건강과 시간이 그 목표에 갈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회사가 70%였던 내 인생에 회사가 95%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남은 5%는 부업이었다.

업무가 점점 몰렸고 권한은 없이 책임이 커지기 시작했다. 윗사람은 늘어나는데 실무자는 턱없이 부족했다.



 아, 내가 나가기 전에는 제대로 인력채용이 이루어지지 않겠구나


야근을 하다가 결국 물을 엎질러 버렸다.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를 목표로 한다고 선언했던 게 10월이었던 것 같은데 말하면 이루어진다더니 이렇게까지 빨리 이루어질 일인가.

퇴사하겠다고 말하니 사람들은 그제야 사람을 부랴부랴 채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대행사에 인계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씩 인계할 때 즈음에야 나는 우리 회사의 서비스를 다시 잘 볼 수 있게 되고 그 프로덕트를 몹시 좋아했음을 깨달았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미 퇴사하겠다고 말하고 23년 12월 29일까지 점심도 풀 부킹인 것을.

무엇이 J 인 나의 계획을 이렇게 무산시킨 원인이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퇴사 원인 체크리스트]

업무강도 (X)

인간관계 (X)

책임소지 대비 권한의 부재 (O)

조직구조 미흡 (△) - 변화하는 중이므로 긍정적

편파적 복지 적용 (O)

프로덕트의 불확실성 (X)


확실히 일이 힘들어서라기보다는 책임소지 대비 권한이 부재인 상황에서 업무를 완벽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이 회사에서 지원되지 않았던 게 원인이었다.


그리고 회사에만 올인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불안했다.

다들 잘 나가는 것 같고 다들 열심히 하는 것 같고 '나만 이렇게 나태한가', '이렇게 회사일만 해도 되나 다른 사람은 어떻게 시작한 거지' 이런 생각만 하다 보니 내 네이버 블로그는 아직 아무 글도 올리지 못했다.


매달 150만 원 정도 나가는 고정비에, 부동산 오투자로 남은 각종 세금에...  나를 발목 잡는 것들은 무수했다.

그러나 눈앞에서 무수히 지나가는 기회들 이 보였다.

물론 회사에 기여하는 것도 몹시 보람차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긴 하나 계속 이렇게 시작하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으니,

때로는 항상 완벽하지 않은 '계획'이라는 것을 데리고 그저 나아갈 수밖에.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를 꿈꾸면서 소중한 사람과 웃기 위해 달리는 6년 차 마케터 이야기.

이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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