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막히는기분,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은 기분
살이 찌기 시작한 건 작년부터였다.
22년에 입던 옷이 안 맞는 게 늘어나기 시작하다가 프리랜서가 된 후에는 작년에 잘 입었던 여름옷이 맞지 않은 게 생겨났다.
프리랜서로 업무를 하면서 나가는 날이 줄어들고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문득 자주 머리가 아프고 조금만 격하게 움직여도 예전보다 금방 숨이 차거나 속이 울렁거렸다.
살과 같이 마음의 우울도 계속 불어나는 기분.
제주도에 다녀오고 에너지가 충전되면서 옆에 더 좋은 사람들이 모이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건강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그렇지만 헬스를 해도 예전처럼 고강도로 할 수가 없다 보니 살은 잘 빠지지 않았다.
그래서 무작정 크로스핏 하는 곳을 찾다가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덜컥 등록하게 되었다.
첫 무료체험은 예전에 헬스하고 바프를 찍을 때 했던 운동량보다 훨씬 적었는데도 더 힘에 부쳤다.
다 끝나고 바닥에 누워서 심장이 튀어나올 듯 팔딱거리는 것을 느꼈다.
'못할 것 같아 못할 것 같다고' 계속 생각하다가도 어느새 이 악물고 다 끝낸 나를 보며 자기 효용성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그간 나와의 약속을 계속 어겼었는데 크로스핏을 하고 나서 조금씩 나를 지지해 주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 나는 하면 하는 사람이었어.'
프리랜서가 되고 나서 생각보다, 아니 생각보다 더 프리는 모든 것을 혼자 한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야 16주 차에 적었던 글을 이어서 적을 정도로 블로그 글도 안 올리게 되었고 브런치 글도 쓰지 않았다.
번아웃인가 싶었다. 문득 방 안에 앉아 엎드려 핸드폰을 계속 보는 나 자신을 깨닫고 난 뒤 이건 건강과 생활패턴의 문제구나 생각했다.
무료체험을 하고 난 뒤 그다음 날은 휴일이었는데 목요일에 바로 크로스핏을 등록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한 달만 등록해 보겠다 했더니 일주일 뒤에 2개 월더 연장할지 말해주면 지금 할인가로 해주겠다고 해서 그러겠다고 했다.
16주 차 주 5회 운동
17주 차 주 5회 운동
18주 차 주 6회 운동
제한시간 안에 와드를 하고 심장이 튀어나올 듯 두근거리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내가 살아있다 느꼈다.
식욕도 너무 힘드니까 줄어들고 먹는 것도 건강한 것으로 채워야겠다고 생각이 들고.
18주 차가 된 지금도 계속 크로스핏을 하고, 앞으로도 계속하게 될 것 같다.
크로스핏을 하고 나서 운동에 중독되는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이렇게 마음을 힐링시켜 주고 나를 일으키는 운동이니 어떻게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불안해도 조금씩 이 안에서의 내 삶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규칙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게 삶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공간적 자유 100%, 시간적 자유 80%를 꿈꾸면서 소중한 사람과 웃기 위해 달리는 7년 차 마케터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