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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계획을 세우지 않기로 했다

by 순정

연말마다 새해마다 하는 일

리스트를 만들어 장황하게 새해 계획을 세우는 일(?)


2020년 코로나로 인해 휘황찬란하게 세운 계획들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바뀌는 상황에서

몇 개월을 투자하면서 노력하고 세웠던 계획들이

하루아침에 뿅~뿅~뿅 비눗방울 거품이 되어 저 멀리 날아가버렸다


훨훨 미련 없이 날아가는 비눗방울을 그냥 멍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손을 대면 터질 듯하여 감히 뻗어보지도 못했다


2021년 주어진 상황에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라고 쓰고 보니 매우 수동적인 인간처럼 보인다

주어진 상황을 만들어야지 누가 엤따하고 던져주지 않는다


백신 접종을 고열과 두통으로 견디고 나면 새 세상이 열릴 듯이

난리를 치더니 달라진 것은 1도 없다(라고 쓰고 나서 되돌아보니 있구나)

의미 있는 2차 접종이었다(새로운(아니고) 다시 나가기 위해서는 2차 접종은 기본)


준비된 자만이 도전할 수 있다

준비해야만 도전할 수 있다

(도전이라는 말이 거창할 수 있지만 그냥 한다고 하는 것보다 나 자신을 긴장시킨다)


주어진 상황에서 흘러가는 대로

그래야 세상이 시끄러워도 코로나가 아니라 코로나 할아버지가 찾아와도

나의 인생이 통째로 흔들리는 일은 없지 않을까


코로나로 한국행을 명령(?) 받았을 때

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으나 동공이 흔들리고 머리에 쥐가 났었다

(다만 다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라는 단어로 위안을 삼으며 나를 붙잡았다)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나의 일렬의 행동들은

참으로 잘 적응하면서 도전했던 것 같다

그것밖에 할 수 없었기에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돌아갈 곳을 남겨두지 않는 것이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실수였다... 최악의 실수

언제든 어느 상황에서도 돌아갈 곳을 남겨두어야 한다

악착같음을 버리고 즐기면서 생활할 수 있도록 말이다

돌아 올 자리를 남겨야 하는데....

이번에도 어쩐지....


아니다 아직 시간은 있다

이제 시작하는 시점에서 기운 빠지는 소리와 생각과 글은 모두 버리자

재활용도 하지 말자


2022년 1월 십일하고 삼일째

나는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도대체 몇 개의 언어를 배우는 거니!! 하나라도 제발 제대로 하자)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우즈베크어, 크메르어, 암하라어, 오로모어

언어 맛집이구나


계획서를 작성하고 머리를 굴린다...(또르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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