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화

part 1. AI, 디자인, 창작활동

by 장순규

불쾌한 골짜기


AI가 사람다울수록 호감을 가지다, 사람과 너무 흡사한데 어설픈 이질감이 생기면 불쾌해지는 구간이 생긴다. 이 부분을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라고 한다. 불쾌한 골짜기는 일본의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로봇이 인간을 어설프게 닮을 경우에 인간 같다 느끼기보다는 불쾌함이 증가한다는 논문에서 사용한 표현이다.


불쾌한 골 짜리 이론의 모형


현재 AI는 사람다워지나, 이는 겉모습이 사람다운 게 아니라 사람의 어느 특정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생각, 인간의 말투, 인간의 목소리, 인간의 창작 활동... 특정한 부분에서 너무나 인간다워 지기에 오히려 불쾌한 골짜기를 지나 호감이 올라가는 추세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삶에 녹아들어 너무 자연스러운 AI에 대해서 돌아보자.


우선, 챗봇이 있다. 최근 AI는 인간과 같이 소통하고, 인간의 말투를 고스란히 모방할 수 있게 되었다. 몇 년 전만 해도 챗봇은 인간이 물어본 질문에 정해진 텍스트로만 대답을 하는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실제 대화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심심이, 이루다가 있다.




위 챗봇은 인간의 질문과 요청에만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도 하며 대화를 이끌어 간다. 이러한 챗봇의 대답이 사람답기에 일어나는 문제도 있다. 바로 사용자가 사람에게 하는 차별과 성희롱을 하는 문제다. AI가 사람다워지는 의인화가 막 시작되는 시점에 윤리적 기준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도덕적 관점의 문제는 다양한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윤리, 도덕적 관점에서 AI 의인화


사람다워진다는 것은 사람에게 적용되는 암묵적인 규칙이나 잣대가 AI에게도 작용된다는 것과 같다. 이는 사람이 AI를 컴퓨터나 기계, 서비스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인지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면 다른 영역에서는 얼마만큼 AI가 사람다워지고 있는 중일까.


최근 TV의 광고나 뉴스에서는 가상인물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중, 대중에게 공신력 있는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뉴스에서 AI가 등장했다. 유명 앵커 김주하의 목소리와 모습을 딥 러닝 하여, 김주하 앵커를 대신하는 AI이다. 이러한 AI 앵커는 2년 전에 등장하였다. 사람들의 혼란이 없도록, 김주하 AI 앵커가 등장할 때는 AI라는 것을 상기시키도록 하고 있는 중이다.



희극인들이 특정 인물을 흉내 내는 개그 중 하나로 성대모사가 있다. 이처럼 목소리와 말투는 불특정 다수에서 특정 인물을 상기시키는 의인화 요소다. 이러한 목소리와 말투를 희극인보다 잘 구현하는 것이 AI다. 사람들이 착각을 할 만큼 리얼한 목소리, 말투 그리고 대화의 습관까지 구현하게 되었다.


이에 기업에서는 AI에게 2~3시간 녹음을 통해서 목소리를 딥 러닝 하게 하는 서비스도 등장하였다. 이는 엄마의 목소리로 동화책을 읽어주는 서비스로 활용되고 있다. 또 다른 사례는 유튜브에서 찾아보기 쉬울 것이다. 고인이 된 가수, 유명 가수, 혹은 유명인의 목소리를 딥러닝하여 유행하는 음악을 부르게 하는 사례다.


고인의 사례로 마이클 잭슨, 김광석의 목소리를 활용한 사례가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가수가 아닌 역사 속 인물의 목소리를 활용한 사례도 찾을 수 있다. 바로 아돌프 히틀러이다. 콜드플레이의 유명곡인 Viva La Vida를 부른 히틀러, K팝을 부르는 마이클 잭슨. 좋아했던 가수가 고인이 되어 다시 들을 수 없는 목소리를 들을 때 오는 감동도 있었다. 하지만, 죽은 사람에 대한 권리, 저작권은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까.


아돌프 히틀러가 부른 콜드플레이의 Viva la vida
마이클 잭슨의 피프티 피프티

현존하는 유명인과 가수의 사례도 있다. 위의 아돌프 히틀러와 마이클 잭슨처럼, 정치인과 가수의 사례를 제시하자면 도널드 트럼프와 임재범, 딘이 있을 것이다. 유튜브에서 AI cover 음악을 찾으면 자연스레 나오는 정보를 찾아 들어본 음악은 놀라울 정도다. 차라리 그들이 실제로 노래방에서 노래를 불렀다고 하는 게 더 믿길지도 모르겠다.


AI 트럼프가 부른 Viva la vida
AI 딘이 부른 하입보이
임재범이 부른 하입보이

이러한 상황에서 우려되는 것은 윤리나 도덕적 관점이다. 고인이 된 사람에 대하여 우리가 어디까지 그들을 소환하고, 앞으로 등장할 여러 아티스트에 큰 벽으로서 작용할지도 모른다.


그들이 쉬지 않고 활동할 수 있으니까. 또한, 음악의 저작권과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구조가 어떻게 될까. 이제는 가수를 키우기보다, 음원을 내는 게 맞는 가수들의 목소리에 저작권을 주장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때로는 이들이 죽어서도 자신의 목소리와 노래가 들리는 불멸영생의 길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처럼 AI는 우리에게 다양한 관점의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I가 지금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의 파도 한가운데 있어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고 경고를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거인의 어깨에 서지 않는 이상, 변화를 어찌 다 알 수 있을까. 앞으로 우리의 사회, 문화, 그리고 여러 비즈니스는 어떻게 변화할까. 그리고 인간의 창작활동과 창의적인 사고에 변화가 있을지.


*위 글은 계명대학교 시각디자인전공의 AI 윤리에 대한 스터디 그룹 토론을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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