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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쟁이캘리 Feb 10. 2021

헤어지다

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헤어지다 

/ 담쟁이캘리



못내 그리운 어제와 이별하며
헤어짐의 의미를 깨쳤네


서른 즈음에
그 익숙하던 노랫가락이
삶의 한 소절임을 알았네


내뿜은 담배연기처럼
덧없이 사라지는 순간이라도
무턱대고 죽이던 시간마저도
지나고 보니 되돌릴 수 없는,
그리운 찰나임을 알았네


불현듯 치기 어리게 솟는
걷잡을 수 없는 화는 죽여도
뒤돌지 않는 시간은
함부로 죽이는 게 아님을 배웠네


제 아무리 고된 하루살이라도
주어진 시간을 살아내야 하는 거라고
수많은 오늘과 헤어지며 깨달았네


비록 어제와 멀어져도
살고 또 살아야 내일과 가까워지는
오늘을 살아낼 수 있음을 비로소 알았네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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