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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쟁이캘리 Feb 19. 2021

야식

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야식

/ 담쟁이캘리




잠잠하던 마음 솥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불 켜 둔 마음인 건지
그 시작점을 되짚기도 전에
끓는점을 넘겨버린 마음이
도무지 잠잠해질 줄 모른다



깊은 밤 갑자기 꺼내 든 네가
자꾸 눈앞에 아른거려, 뒤늦은 마음이
계획에도 없던 야식을 차렸다



늦은 밤 야식은 잠 설친다는데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져
소화도 잘 안 된다는데, 이성을 잃고
무작정 끓어버린 눈치 없는 마음이
한 상 가득 야식을 만들어냈다



밤새는 줄 모르고 끓어오른 마음은
제 아무리 호호 불어 보아도
모락모락 김 내며 식을 줄 모른다



오늘은 절대 꺼내지 않겠다던
너를 꺼내 들고서 긴 긴 밤 끓어오른
마음 솥이 보글보글 끝을 모르고 끓어 넘친다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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