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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날

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by 담쟁이캘리



보통날

/ 담쟁이캘리




다 소화하지도 못할 거면서
괜한 욕심부리고 싶은 날
평소라면 탐내지도 않을 것을
양껏 시켜놓고 욱여넣는 날이 있다


보통이 딱 적당한 줄 알면서도
괜한 욕심이 곱빼기로 불어
욕심 낸 마음마저 더부룩한 날이 있다


딱 그쯤에서 멈췄어야 했는데
앞뒤 없이 허겁지겁 달려들어
탈이 나고 마는 날이 있다


모자란 듯 풍족하고
넘치는 듯 아쉬워지는
딱 그만큼의 미련이 좋다


속에서 퉁퉁 불어
종일 더부룩한 마음보다
적당히 불어, 때 되면 자연스레
소화되는 보통날이 좋다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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