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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쟁이캘리 Sep 26. 2021

일출

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일출

/ 담쟁이캘리




하루 중 꼭 한 번은
모두에게 어둔 그림자
머리 위 짙게 깃들지



느리든 종종 걷든
삼십육계 줄행랑에도
밤은 아랑곳없이 와서



따사로이 빛나던 곳
서늘하게 식히고 가면
웃음기 쉬이 걷히고



하루 중 단 한 번도
행복한 적 없다는 듯이
저마다 값진 하루를



헐값으로 치르고
붉으락푸르락하다
밤 꼴딱 지새우지



하루 중 누구에게나
서리는 평등한 어둠에
너무 서러워 말기를



제 아무리 짙은 어둠도
빛줄기 하나에 단숨에
달아나고 말 이니



동트기 전 짙게 깔린
찰나의 어둠에 부디,
잠기지 말고 편히 잠들길







  오전 7시에 맞춰둔 알람은 어김없이 제시간에 울린다. 정각이 되기도 전에 미리 울리는 법이 없다. 때가 찼을 때 그제야 시원한 울음을 터뜨린다. 우리네 인생도 별반 다르지 않다. 시원한 울음을 터뜨리지 못해 답답하다 속 끓이는 당신의 시계는 지금 오전 6시 59분을 지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고작 1분을 기다리지 못해 절망하고 주저앉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조금만 참으면 일출의 때가 온다. 아직 아무것도 실패하지 않은 새 날이 곧 밝아올 테니 찰나의 어둠에 지지 말고 편히 잠들길.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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