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줄여버린 마음 : 빈 말의 의미
언젠가 가수 양희은 씨가 한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했다. '모든 관계는 바람이 들만큼 선선해야 한다'라고. 예전에는 뜨겁든지 차갑든지 확실한 것이 좋았다. 딱 잘라지는 마음이나 관계가 없는 줄 알면서도 정확한 것이 좋았다. 한데 때가 되면 어김없이 제 자리를 지켜 돌아와, 낮에는 뜨겁고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을 부는 가을이라는 계절의 얼굴을 생각하다 관계의 의미를 깨쳤다. 관계는 단순히 물리적인 거리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꼭 붙어 앉은 모양이 아니라도 돈독한 관계일 수 있었다. '말없이 제 자리를 지켜 뭉근한 온기로 채운 마음'이 더 애틋할 수 있음을 알았다.
談담쟁이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