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

by 수리향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신고한 지 꽤 되었는데 이제 수사를 시작하려는 것 같다. 1차전 교권침해위원회는 부결이 났고, 학생과 학부모의 힘이 얼마나 센지 머리로 이해한 것 같다. 다행히 내가 원하는 결과(교실 분리)는 관철되었지만 대신 학생을 지도할 기회는 잃었다.


감정을 걷어내고 생각하면, 결국 내가 이 학생을 지도하지 못함으로 인해 학생은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는 것만으로도 면죄부를 얻게 된 것이다. 분리를 선택한 것은 본인에게도 리스크이겠지만 나와 함께 있는 것이 더 큰 리스크라 판단한 것이겠지. 결국 이 학생은 이 사건을 통해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적당히 숨기고 피하면 해결된다는 것을 학습을 하게 된 것이다. 나는 적어도 한 조각 남은 교사의 양심으로 이것을 용납할 수 있는가.


아니, 이 학생은 이 상태로 사회에 나가면 어차피 범죄자 그 이상 그 이하도 될 수 없다. 지금도 자신의 죄를 전혀 뉘우치지 않고 스스로 말을 바꾸고 자신의 행동을 부인하는 비겁한 범죄자일 뿐이다. 나는 피해자이기 전에 교사로서 똑바로 알려주고 싶다. 그것은 범죄였다고. 적어도 그 사실을 스스로 받아들이고 반성하지 않으면 앞으로 더 비겁하고 비참한 인생을 살게 될 것이라고. 그것을 인지할 수 있게 한다면, 지금의 이 조사에 응할 이유는 충분하다 여겨진다.


학교는 그 안전한 울타리를 유지하기 위해 너무나 당연히 그 역할을 망각한 채 아이들을 방목하기도 한다. 그것이 부모가 바라던 아이가 바라던 결국 우리에서 방사된 아이들은 사회가 원하는 인간으로서 살아갈 수 없을 알면서도. 나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이제 수면제가 없이도 눈을 감을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너를 지도해보련다. 조금은 각오를 하는 게 좋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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